여성일반
자궁경부 비정상 세포, 암으로 바뀔 수도… ‘즉시 제거’가 훨씬 유리
신소영 기자
입력 2023/12/07 07:00
자궁경부에 병변이 발견되면 그대로 두면서 적극 감시하는 것보다는 즉시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궁경부에 병변이 발견되면 그대로 두면서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것보다는 즉시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경부 병변은 상피내 종양(CIN)으로, 자궁경부의 내막 세포에 비정상 변화가 나타난 것을 말한다. CIN은 암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비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뀔 수 있다. CIN은 1~3등급으로 분류되는데, 등급이 올라갈수록 암으로의 진행 위험이 높아진다. CIN 2등급은 비정상 세포 제거 여부를 결정하는 경계선이다. CIN 2등급은 50~60%가 2년 이내에 저절로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자궁경부 병변이 발견됐을 때 ‘즉시 절제’는 과잉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CIN 2등급을 절제하면 나중 임신했을 경우 조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는 나이가 비교적 젊은 CIN 2등급 여성에게는 '적극 감시'를 권장하고 있다. 적극 감시는 병변이 발견된 후 2년 동안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비정상 세포가 더 확산하지 않는지 감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덴마크 오르후스대 의대 임상의학과 산부인과 전문의 안네 함메르 박사 연구팀이 1998~2020년 사이에 자궁경부 병변이 발견된 2만7524명을 대상으로 20년간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즉시 절제'가 훨씬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만2483명(45%)은 '적극 감시'를 택하고 1만5041명(55%)은 즉시 병변 발생 부위를 원추 절제했다.
그 결과, 첫 2년 동안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적극 감시' 그룹이 0.56%, '즉시 절제' 그룹이 0.37%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 후부터 '적극 감시' 그룹의 경우 자궁경부암 진단율이 증가하기 시작해 20년 후에는 2.65%로 급증했다. 이는 '즉시 절제' 그룹의 0.76%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위험은 30세 이상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적극 감시' 그룹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비정상 세포 속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와 함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활성화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