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인공눈물 넣었는데 시야 흐려져 깜짝… ‘히알루론산’ 농도 때문?

신소영 기자

점도 영향으로 끈적거림·시야 흐림 일시적으로 발생 가능
불편함 계속 되면 전문의 상의 후 제품 변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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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히알루론산 인공눈물은 보습 효과가 크지만 눈이 끈적거리고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 다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구건조증이 있는 20대 여성 A씨는 항상 히알루론산 0.15% 인공눈물을 사용해왔다. 이 제품이 약간 아쉬웠던 A씨는 다음 진료에서 히알루론산 농도가 한 단계 더 높은 0.18% 인공눈물을 처방받았다. 그런데 평소처럼 인공눈물은 넣은 A씨는 깜짝 놀랐다. 순간 눈이 무거운 느낌과 함께 시야가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금방 괜찮아지긴 했지만, 혹시 잘못된 제품을 처방받은 건 아닐까 당황했다. 검색을 해보니 온라인에는 고농도 인공눈물을 사용한 후 A씨와 같은 증상이 있었다는 사례가 꽤 있었다. 왜 그런 걸까? 고농도 히알루론산 인공눈물은 오히려 눈에 좋지 않은 걸까?

◇고농도 히알루론산, 효과 크지만 일시적으로 시야 흐려질 수 있어
안구건조증 치료에 많이 쓰이는 히알루론산 인공눈물은 ▲0.1% ▲0.15% ▲0.18% ▲0.3% 등 다양한 농도의 제품이 있다. 수분을 머금는 성질이 있는 히알루론산은 눈 표면을 촉촉하게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대부분의 안구건조증은 저농도(0.1~0.15%) 히알루론산 인공눈물을 넣는 것만으로도 완화된다. 고농도(0.18~0.3%) 히알루론산 인공눈물은 저농도 제품으로 해결되지 않는 심한 안구건조증에 처방한다. 고농도 인공눈물은 각막 상처가 저농도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잘 회복되고, 눈 안에 머무르는 시간도 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액체 자체에 점도가 있어 넣으면 눈이 끈적거리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대학약사회 김예지 학술위원(약사)은 “외상‧수술 후‧약제성‧콘택트렌즈 착용에 의한 외인성 질환이나 쇼그렌증후군‧스티븐존슨 증후군‧건성안증후군과 같은 내인성 질환에 사용하는 고농도 0.3%는 보습과 상피재생 효과가 크지만, 눈이 끈적거리고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물론 히알루론산 인공눈물 사용 후 반응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제품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는 “같은 고농도의 인공눈물이라도 제품 회사에 따라 액체 자체의 점도가 다르게 만들어진다”며 “점도가 덜하게 만들어진 고농도 인공눈물 제품의 경우 순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인공눈물도 각자 자신에게 맞는 농도와 제품 종류, 느낌이 다 다를 수 있단 뜻이다. 김 교수는 “잠깐 희미하게 보이는 게 큰 문제가 있는 부작용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사용했는데도 불편하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다른 약으로 바꾸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방부제 포함 다회용 인공눈물, 자주 사용하지 말아야
그렇다면 인공눈물은 넣으면 넣을수록 좋은 걸까? 김동현 교수는 “인공눈물 자체는 굉장히 안전한 점안제지만, 의사의 관찰과 투여 빈도 상의 없이 계속 고농도 히알루론산 인공눈물을 자주 넣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회용 인공눈물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김예지 약사는 “인공눈물 히알루론산은 큰 독성은 없지만, 고농도의 히알루론산 다회용 인공눈물에는 방부제가 들어있다”며 “방부제인 ‘벤잘코늄(Benzalkonium chloride)’이 들어 있는 안약을 자주, 오래 사용할 경우 안구건조증, 각막 단백질 변성, 렌즈 변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일회용 안약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만약 다회용 인공눈물을 쓴다면 하루에 4회 이내로만 사용하는 게 좋다.

◇한 번에 한 방울씩 넣고, 개봉 이후 바로 버려야
인공눈물을 안전하게 쓰려면 올바른 방법으로 넣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할 땐 손을 깨끗이 씻고, 뚜껑을 잘라낸 부분의 파편(미세 플라스틱) 제거를 위해 처음 한두 방울은 버리고 사용한다. 오염 방지를 위해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투입구가 눈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개를 30도 정도만 뒤로 살짝 젖힌 뒤 아래 눈꺼풀을 손으로 잡아, 자극이 덜한 흰자위나 빨간 살 부분에 액체를 살짝 떨어뜨리는 게 좋은 방법이다. 인공눈물은 한 번에 한 방울씩 넣고, 30초간 눈을 감고 있으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일회용 인공눈물은 개봉 이후 여러 번 사용하면 제품 내 미생물이 증가해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남은 액과 용기는 바로 버린다.(티어린프리, 하메론은 12시간 사용 가능)

또한, 김예지 약사에 따르면 여러 가지 안약을 사용할 때는 인공눈물을 가장 마지막(30분 후)에 넣는 게 좋다. 인공눈물이 막을 형성해 다른 안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백질계 약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인공눈물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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