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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맞으면 즉사? 생존율 높이는 방법은…[살아남기]
오상훈 기자
입력 2023/11/22 09:54
최근 개울에서 가재를 잡던 30대 남성이 엽사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엽사는 경찰 조사에서 어둠 속에 웅크려 있던 피해자를 멧돼지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목 부위 관통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가축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유해조수 수렵 활동이 늘어난 만큼 총기 오인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위의 사례처럼 총상은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응급조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엽총 오인 사고 증가세, 올해만 3명 사망
우리나라에서 총상 환자는 드물게 보고된다. 대부분은 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가축 전염병을 막기 위한 유해조수 수렵 활동이 증가하면서 총기 사고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지난 4월 경북 의성군에서도 50대 야영객이 엽사의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총기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피격 부위에 따라 사망률 천차만별, “흉부·복부 가장 위험”
총상에 의한 사망률은 피격 부위, 외상센터까지 이동하는 시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탄환의 종류에 따라 사망률이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빠르고 회전력이 강한 탄환은 직접적인 조직 손상뿐만 아니라 탄환 주위에 일시적으로 형성된 ‘공동’에 의한 조직 변형이나 골절까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산탄총처럼 상대적으로 느리고 회전력이 없는 탄환이라도 직접적인 운동에너지에 의한 압궤손상이나 열상을 일으킬 수 있고, 대동맥 등 치명적인 부위에 맞으면 즉사하므로 탄환 종류에 따라 사망률에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탄환의 종류보다 중요한 건 총상 부위다. 가장 치명적인 부위는 흉부와 복부다. 안쪽에 공간이 크기 때문에 출혈에 의한 장기 기능 부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특히 흉부는 총에 맞으면 출혈도 출혈인데 기흉으로 인해 폐가 혈액으로 가득 차면서 숨을 못 쉬게 될 수 있다”며 “또 복부와 흉부를 관통하는 엄지손가락만 한 굵기의 대동맥이 손상되면 즉사하거나 수분 내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머리 총상에 의한 사망률은 팔·다리에 비하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무조건 사망하는 경우는 통념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 미국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이 두부 총상 환자 400명의 예후를 조사한 결과, 42%는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쏜 경우에는 약 20%만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팔과 다리는 혈관 손상이 발생했더라도 지혈이 수월하므로 제때 치료만 받는다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총상에 의한 사망률은 칼에 찔리는 자상보다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미국 하워드대 연구팀이 16만7671명의 자상 환자, 10만6538명의 단일 총상 환자, 5만7819명의 다중 총상 환자를 비교 분석했더니 평균 사망률의 경우 자상 환자는 1.97%, 단일 총상은 13.26%, 다중 총상은 18.84%로 나타났다.
◇목, 팔, 다리 총상은 지혈 가능 “1시간 내 외상센터에서 수술해야”
총상 환자를 발견했을 때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응급조치법은 많지 않다. 자상과 비슷한데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한 다음 과다출혈을 막기 위해 지혈하는 것이다. 지혈을 시도할 수 있는 부위는 목과 팔·다리다. 거즈나 깨끗한 손수건으로 총상 부위를 감싼 다음 직접 눌러준다. 팔·목은 양손의 엄지손가락으로, 다리는 양 주먹으로 압박한다. 그럼에도 지혈이 되지 않는다면 총상 부위에서 심장을 향하는 곳으로 5~10cm 떨어진 곳을 압박한다. 동맥이 손상됐다면 피가 솟구치듯 분출되는데 압박이 되고 있다면 출혈량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
흉부와 복부는 지혈을 시도하면 안 된다. 안쪽의 혈관이 손상된 내출혈이기 때문에 바깥쪽에서 아무리 눌러봐야 지혈이 안 된다. 오히려 환자의 호흡을 방해하거나 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 양혁준 교수는 “흉부, 복부 총상은 사실상 시간 싸움이라 볼 수 있는데 1시간 정도 지나면 출혈량이 많아져 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진다”며 “그전에 외상외과 전문의가 있는 응급실이나 외상센터에서 혈관을 찾아서 지혈해 주는 수술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엽총 오인 사고가 반복되자 면허 취득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유해조수 수렵 활동을 하려면 수렵면허가 있어야 하는데 취득 과정에서 전문성을 담보로 하기 어렵다. 또 지난 5월에는 엽총의 실소유주가 무자격자에게 총기를 빌려줬다가 사고나 발생한 만큼 총기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상태다.
가축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유해조수 수렵 활동이 늘어난 만큼 총기 오인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위의 사례처럼 총상은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응급조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엽총 오인 사고 증가세, 올해만 3명 사망
우리나라에서 총상 환자는 드물게 보고된다. 대부분은 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가축 전염병을 막기 위한 유해조수 수렵 활동이 증가하면서 총기 사고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지난 4월 경북 의성군에서도 50대 야영객이 엽사의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총기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피격 부위에 따라 사망률 천차만별, “흉부·복부 가장 위험”
총상에 의한 사망률은 피격 부위, 외상센터까지 이동하는 시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탄환의 종류에 따라 사망률이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빠르고 회전력이 강한 탄환은 직접적인 조직 손상뿐만 아니라 탄환 주위에 일시적으로 형성된 ‘공동’에 의한 조직 변형이나 골절까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산탄총처럼 상대적으로 느리고 회전력이 없는 탄환이라도 직접적인 운동에너지에 의한 압궤손상이나 열상을 일으킬 수 있고, 대동맥 등 치명적인 부위에 맞으면 즉사하므로 탄환 종류에 따라 사망률에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탄환의 종류보다 중요한 건 총상 부위다. 가장 치명적인 부위는 흉부와 복부다. 안쪽에 공간이 크기 때문에 출혈에 의한 장기 기능 부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특히 흉부는 총에 맞으면 출혈도 출혈인데 기흉으로 인해 폐가 혈액으로 가득 차면서 숨을 못 쉬게 될 수 있다”며 “또 복부와 흉부를 관통하는 엄지손가락만 한 굵기의 대동맥이 손상되면 즉사하거나 수분 내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머리 총상에 의한 사망률은 팔·다리에 비하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무조건 사망하는 경우는 통념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 미국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이 두부 총상 환자 400명의 예후를 조사한 결과, 42%는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쏜 경우에는 약 20%만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팔과 다리는 혈관 손상이 발생했더라도 지혈이 수월하므로 제때 치료만 받는다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총상에 의한 사망률은 칼에 찔리는 자상보다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미국 하워드대 연구팀이 16만7671명의 자상 환자, 10만6538명의 단일 총상 환자, 5만7819명의 다중 총상 환자를 비교 분석했더니 평균 사망률의 경우 자상 환자는 1.97%, 단일 총상은 13.26%, 다중 총상은 18.84%로 나타났다.
◇목, 팔, 다리 총상은 지혈 가능 “1시간 내 외상센터에서 수술해야”
총상 환자를 발견했을 때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응급조치법은 많지 않다. 자상과 비슷한데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한 다음 과다출혈을 막기 위해 지혈하는 것이다. 지혈을 시도할 수 있는 부위는 목과 팔·다리다. 거즈나 깨끗한 손수건으로 총상 부위를 감싼 다음 직접 눌러준다. 팔·목은 양손의 엄지손가락으로, 다리는 양 주먹으로 압박한다. 그럼에도 지혈이 되지 않는다면 총상 부위에서 심장을 향하는 곳으로 5~10cm 떨어진 곳을 압박한다. 동맥이 손상됐다면 피가 솟구치듯 분출되는데 압박이 되고 있다면 출혈량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
흉부와 복부는 지혈을 시도하면 안 된다. 안쪽의 혈관이 손상된 내출혈이기 때문에 바깥쪽에서 아무리 눌러봐야 지혈이 안 된다. 오히려 환자의 호흡을 방해하거나 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 양혁준 교수는 “흉부, 복부 총상은 사실상 시간 싸움이라 볼 수 있는데 1시간 정도 지나면 출혈량이 많아져 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진다”며 “그전에 외상외과 전문의가 있는 응급실이나 외상센터에서 혈관을 찾아서 지혈해 주는 수술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엽총 오인 사고가 반복되자 면허 취득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유해조수 수렵 활동을 하려면 수렵면허가 있어야 하는데 취득 과정에서 전문성을 담보로 하기 어렵다. 또 지난 5월에는 엽총의 실소유주가 무자격자에게 총기를 빌려줬다가 사고나 발생한 만큼 총기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