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경구피임약, 잦은 복통 유발하는 ‘이 질환’ 위험 높여
신소영 기자
입력 2023/10/27 10:30
미국 켄터키 루이스빌대 의대 내과 후유한(Fu Yuhan) 교수 연구팀은 경구피임약과 과민성장증후군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8년 이전에 복합경구피임약이 처방된 여성 5만4645명(15~45세)과 2018년 이전에 피임을 위해 자궁 내 피임 장치를 삽입한 같은 수의 여성(대조군)을 대상으로 5년간 분석했다.
연구 결과, 5년 사이에 경구피임약 그룹은 과민성장증후군 발병률이 피임 장치 삽입 그룹보다 1.34~1.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민성장증후군 내에서는 변비형이 1.82~4.14배, 설사형이 1.28~2.29배 높았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이처럼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복통, 설사 또는 변비가 나타나는 난치성 위장장애로,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복합 경구피임약에 들어가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위장관의 운동성과 민감성에 영향을 미쳐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경구피임약은 장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인 장 세균총의 구성에 변화를 가져와 소화 기능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의 균형을 깨뜨림으로써 과민성장증후군을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느껴지면 의사와 상의해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하면 경구피임약 대신 자궁 내 피임 장치 삽입 등 비호르몬 피임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국 소화기내과 학회(ACG)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