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맨발로 걷기’ 열풍… 건강한 발 먼저 만들어야 효과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68) 잘 걸을 수 있으려면 ‘무지외반증’ 등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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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맨발 걷기'가 새로운 건강 관리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원마다, 산책로마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에 부응해서 여러 지자체들도 맨발 걷기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발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맨발 걷기가 가져다주는 이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맨발 걷기 가장 큰 이점, 혈액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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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발은 제2의 심장이라 불리운다. 26개의 뼈, 32개의 근육과 힘줄, 107개의 인대가 얽혀 있을 만큼 복잡한 곳이며 신체의 2%만을 차지하면서도 나머지 98%를 지탱하는 '몸의 뿌리'다. 발은 체중의 1.5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견디며 우리의 보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발이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심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심장에서 받은 혈액을 다시 올려 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맨발 걷기의 큰 이점은 혈액순환이다. 맨발로 흙길을 걸으면 생기는 지압 효과로 자연스레 각종 장기에 혈액이 활발히 공급된다.

이점은 또 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면 발의 여러 근육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발 주변 근육의 운동량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운동화를 신을 때보다 운동 효과가 높다. 이밖에도 맨발 걷기를 즐겨하면 발의 반사신경과 균형감각이 향상되어 실족이나 넘어짐 같은 부상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으며 발 근육 강화를 통해 족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맨발 걷기보다 먼저 챙겨야하는 것은 잘 걸을 수 있는 발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걸을 때 뒤꿈치가 먼저 닿고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몸무게를 버티게 된다. 엄지발가락에 변형이 온 무지외반증 환자의 경우는 변형과 통증 등의 이유로 정상적인 걷기가 힘들다. 엄지발가락이 몸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보폭도 줄어들고, 운동 시간 자체도 짧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엄지발가락으로 체중을 받치지 못하고 발의 바깥쪽 부분으로 걷게 되면 발목에도 무리한 힘이 가해져서 걷기 운동이 자칫 발목 관절을 상하게 할 수도 있게 된다.

◇엄지발가락 정상이어야 걷기 효과 거둬


맨발 걷기를 즐기고 싶다면 먼저 건강한 발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엄지발가락이 형태적, 기능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정상적인 걸음과 운동이 가능하다.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한 경우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MIS)에 관심이 큰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필자의 병원에서는 3세대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을 도입하여 기존 MIS 술식에서 부족했던 발볼 교정의 한계, 각도 교정이 심한 경우의 술식 적용의 제한, 재발률, 고정력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신발을 신고 다녀 발의 근육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다. 갑자기 맨발로 걷게 되면 발 주변의 뼈와 관절 그리고 족저근막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초심자라면 발가락 스트레칭 등으로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고 또 시작부터 한번에 만보 이만보씩 걷기 보다는 낮은 목표부터 시작해 조금씩 보행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또 당뇨병으로 인해 발 감각이 저하된 당뇨발 환자, 무지외반증이 심해 보행이 틀어진 분, 지간신경종이나 족저근막염으로 발바닥 통증이 심한 분들은 맨발 걷기가 위험할 수 있다. 발에 질환을 가진 분들은 맨발걷기 전에 정형외과 족부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