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성인 ADHD 환자, 치명적인 ‘이 병’ 위험 3배 높다
신소영 기자
입력 2023/10/20 10:30
이스라엘 하이파대와 미국 럿거스대 공동 연구팀은 ADHD와 치매와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2003년 당시 50~70세인 이스라엘 성인 남녀 10만9218명을 대상으로 17년간 ADHD와 치매 발병 여부를 추적하고, ADHD 발병 그룹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치매 발병률을 조사했다. 추적 기간 중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은 730명(0.7%),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7726명(7.1%)이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 중 ADHD 환자는 96명(13.2%), ADHD가 없는 사람은 7630명(7.0%)으로, 1만 명당 치매 발병률은 ADHD 환자 그룹이 5.19명, ADHD가 없는 사람은 1.44명이다.
연구 결과, 심혈관 질환 같은 치매 위험 요소 등을 고려한 ADHD 성인 환자 그룹의 치매 위험은 ADHD가 없는 성인에 비해 2.77배, 즉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성인 ADHD가 노년기에 신경 퇴행 및 뇌혈관 기능 약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의 영향을 보완하는 능력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신경학적 현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ADHD 환자 가운데 정신자극제 등 치료를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치매 위험 증가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인 이스라엘 하이파대 스티븐 러빈 교수는 "노년기 ADHD 증상은 무시해서는 안 되며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노년기 ADHD를 조기에 진단하고, 인지장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자극제 등 ADHD 치료를 하는 것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성인 ADHD 환자는 최근 몇 년간 급증하는 추세다. 만약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나 활동을 피하거나 싫어하고 ▲상황 파악을 잘하지 못해 두 번 이상 묻고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지며 ▲업무나 일상 중에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질문을 끝까지 듣지 않고 대답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만남을 꺼리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작은 자극에 분노가 폭발하고 ▲주위 환경을 잘 읽지 못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A) 저널 ‘JAMA 오픈 네트워크(JAMA Open Network)’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