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30대 男 갑자기 실명, 성기능 개선하려 먹은 ‘이 약’이 화근
오상훈 기자
입력 2023/10/16 15:07
현지시각으로 13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란 테헤란 파라비 안과병원 의료진은 30대 남성의 실명 원인을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로 파악한 보고서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남성은 100mg의 실데나필을 복용하고 3시간 후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눈이 보이지 않아 병원에 방문했지만 혈관 손상 정도가 심해 의료진의 노력에도 결국 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100mg은 비아그라의 최대 복용량으로 치료를 위해 권장하는 양의 두 배에 이른다.
실데나필은 ‘인산체테라아제5(PDE5)’라는 효소를 억제해 혈관을 넓히고 성기를 포함한 몸 주위의 혈류를 활성화해 남성의 발기부전을 치료한다. 이 효과가 몸의 다른 민감한 혈관에 오히려 해를 입힐 수 있다. 실제 의료진이 해당 남성의 눈을 검사한 결과, 오른쪽 눈으로 혈류를 보내는 동맥과 정맥에서 혈전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남성에게서 실데나필 복용 후 눈과 시력 문제가 나타났지만 연관성에 대해서는 보다 정확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실데나필 사용 후 여러 심각한 망막 혈관 사고가 보고되기도 했지만, 이 약의 정확한 역할은 명확하지 않다”며 “이 환자의 사례가 추후 의료 질병자료에서 관련성을 논의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발기부전 치료제가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는 이전부터 있어 왔다. 실데나필이 빛을 시각 신호로 변환시키는 ‘인광체테라아제6(PDE6)’ 효소까지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터키 두냐고즈 아다나 병원 연구팀이 실데나필의 부작용으로 병원을 방문한 17명의 남성을 조사한 후 동공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고, 밝은 빛에 예민해졌으며, 시력이 흐려지거나 색맹 증상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17명의 환자는 21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