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질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절반, 다른 과에서 진료… 꼭 '류마티스내과'로 가야 하는 이유

이신석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류마티스질환자, 국내 400만 명 추정 환자 상태 따라 써야 하는 약제 다양 진단 초부터 류마티스 전문의에게 진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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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관절염은 일반 관절염과 달리 소염진통제만으로 조절되지 않고,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약제를 써야 하기 때문에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필자는 류마티스 질환을 전공하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로 현재는 대한류마티스학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렇게 자기 소개를 하면 십중팔구는 "류마티스가 뭐죠?"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류마티스라는 말이 우리말이 아니고 주변에 환자가 있지 않고서는 접하기 어려운 단어라 이런 질문을 받기 십상이다. 더욱이 국어사전에 '류마티스'는 '류머티즘'의 비표준어로 나와 있기 때문에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학회에서는 40년 넘게 '류마티스'로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류마티스'의 어원을 살펴보면 그리스어인 류마(rheuma)에서 유래된 말로 '병을 일으키는 나쁜 액성(液性) 물질'이라는 의미이고 히포크라테스는 류마가 머리에 있으면 두통을, 폐에 오면 폐병을, 관절로 내려가면 관절염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의학의 발달과 함께 관절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들이 밝혀지게 되었고 지금은 관절통이나 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을 통틀어 류마티스 질환이라고 한다. 현재 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 즉 류마티스 질환은 200 여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의 경우 약 5400 만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약 400 만명의 류마티스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질환을 들자면 단연 류마티스관절염을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증상이 발현한 이후 2~3년내에 환자의 20~30%에서 영구적인 관절 손상과 변형이 발생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관절 변형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생산성 저하로 직장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을 지속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함께 진단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 장애 유발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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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석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류마티스관절염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청구된 자료를 보면 류마티스관절염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류마티스내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36만 5000명의 환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환자가 다른 진료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류마티스내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대부분 환자들이 스테로이드와 소염진통제만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문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일반 관절염과 달리 소염진통제만으로 조절되지 않고 항류마티스약제, 경우에 따라서는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해야만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진통제만으로 치료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해부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항목에 류마티스관절염을 포함시켜 적절한 검사와 약물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2022년 4월부터는 류마티스관절염의 방사선 영상진단이 보험급여가 되었고, 2023년 10월부터는 류마티스관절염의 질환 활성도검사가 보험급여가 될 예정이다. 최근 정부의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것이고, 나아가서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주변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있다면 진단 초기부터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