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음식 먹다가 혀 자주 씹는 사람, 이유가 있다?
이해림 기자
입력 2023/10/06 23:00
어금니 부위의 치열이 바르지 않은 사람은 혀를 자주 씹기 쉽다. 혀는 치아에 둘러싸여 있다. 저작 기능을 담당하는 어금니가 본래의 치열에서 벗어나 혀에 가까이 있으면, 밥을 먹다 혀를 씹게 될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어금니가 정상 위치보다 바깥쪽에 있으면 저작활동을 할 때마다 볼을 씹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혀를 씹은 부분이 부어오르면 혀의 부피가 커져 더 자주 깨물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럴 땐 내원해서 혀를 자주 씹는 원인을 점검하는 게 좋다.
밥을 급하게 먹는 습관이 있어도 혀를 자주 깨물 수 있다. 식사를 빨리하는 습관을 고치려면, 음식물을 여러 번 꼭꼭 씹는 것 부터 신경쓴다. 외국학자들은 입에 넣은 음식을 30번 정도 씹고 삼키라고 권한다.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며 식사하면 자신도 모르게 빨리 음식을 먹게 된다. 식사할 땐 식사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 밥을 20분 이상 천천히 먹으면, 혀를 깨무는 일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포만감도 많이 느낄 수 있다. 우리 몸은 음식물이 들어간 지 약 20분이 지나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20분이 지나기 전에 식사를 마치면,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지 않을 수 있다.
한쪽 혀를 유난히 자주 깨문다면, 반대쪽 어금니로만 음식을 씹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음식물을 한쪽 어금니로만 씹으면, 그쪽 어금니의 씹는 면만 마찰로 많이 닳게 된다. 이에 한쪽 어금니만 높이가 낮아지면 치아 교합이 나빠질 수 있다. 주로 씹는 쪽의 저작근육만 발달해 얼굴 비대칭이 심해지는 등 미용적 문제도 발생한다.
혀를 세게 씹어 출혈이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혀를 지혈하도록 한다. 통증이 심하더라도 손을 소독한 후, 깨끗한 거즈로 혀를 잡아 피가 난 부위를 충분히 눌러준다. 씻지 않은 손으로 혀를 만졌다간 2차 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출혈량이 심하지 않으면 간단히 지혈만 해도 해결된다. 그러나 상처가 심하거나 통증이 오래간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