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우울증에 탁월한 치료제 ‘운동’… 약물·인지행동치료 만큼 효과
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원장
입력 2023/08/22 07:15
김병수의 우울증 클리닉
박정임(가명)씨는 우울증을 오래 앓았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퇴근 후에는 우울감에 빠져 있었다. 우울증 약을 꾸준히 먹는데도 우울감이 완전히 떨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한결 나아졌다. 퇴근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일과 이후에 몸을 쓰며 활동하는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퇴근 이후에 땀 흘려 운동을 하고 나면 “그래, 난 잘 이겨내고 있어!”라는 생각에 자존감도 높아졌다.
운동은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만큼이나 우울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갖는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더 빨리, 더 크게 나타난다. 운동은 부작용이 적고 비용 대비 효과적이다. 진료 없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기분 조절과 의욕뿐 아니라 기억력과 같은 인지 기능 개선에도 중요하다. 우울증을 약물로 치료하더라도 집중력 · 흥미 · 의욕의 감퇴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울감이 사라지고 안정은 되찾았지만 흥미, 의욕, 기쁨, 열의, 자신감 등 긍정적인 감정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기도 한다.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이런 상태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의 항우울 효과를 검증한 연구를 보자. 우울증 환자를 세 가지 치료군으로 나눴다. (1)홈트레이닝 (2)지도자의 도움을 받아서 운동한 경우 (3)서트랄린이라는 항우울제로 치료한 경우 (4) 위약군이다. 각각의 그룹에서 관해된 환자의 비율을 비교했다. 우울 증상이 거의 사라져서 우울증 진단 기준에서 벗어났을 때 관해(remission)라고 정의한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항우울제 치료와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서 운동했을 때의 치료 효과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트레이닝은 위약 보다는 나았지만 항우울제 보다는 효과가 덜했다.(Blumenthal JA et al. Psychosom Med. 2007;69:587-596)
집단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 받은 환자와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운동을 병행한 환자의 우울증 치료 효과도 비교했다. 인지행동집단 치료만을 단독으로 시행 받은 환자군에서는 치료 반응 비율이 25%에 불과했지만 운동을 함께 한 환자군의 치료 반응은 75%로 월등히 나았다.(Gourgouvelis J et al Front Psychiatary 2018;9:37) “정신과 약 말고 상담으로 치료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우울증 환자도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상담의 효과도 배가된다. 여러 연구 결과를 검토해 보면 중등도 이상의 심한 우울증은 상담만으로 치료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운동하면 뇌도 튼튼해진다. 운동이 우울증에 효과적인 이유는 뭘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엔도르핀(endorphin) 가설이다. 운동이 내인성 오피오이드(endogenous opioid)인 베타 엔도르핀(beta-endorphin)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말을 한번씩 들어봤을 거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몸은 힘든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에 이르는데, 이런 현상도 엔돌핀에 의해 매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동안 달리기를 한 뒤 전두엽과 변연계에서 오피오이드 활성도가 증가하는데 이것이 러너스 하이를 느끼는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다.
운동은 기분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을 촉진시킨다. 특히 대뇌피질, 해마, 시상하부, 선조체처럼 기분과 동기를 조절하는 뇌 영역에서 세로토닌 활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의집중력과 연관된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도 운동을 통해 증가한다. 뇌에서 도파민 활성도가 저하되면 무동기(amotivation)와 무쾌감(anhedonia)이 일어나는데 운동을 하면 도파민 신경전달체계가 활성화된다.
운동은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만큼이나 우울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갖는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더 빨리, 더 크게 나타난다. 운동은 부작용이 적고 비용 대비 효과적이다. 진료 없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기분 조절과 의욕뿐 아니라 기억력과 같은 인지 기능 개선에도 중요하다. 우울증을 약물로 치료하더라도 집중력 · 흥미 · 의욕의 감퇴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울감이 사라지고 안정은 되찾았지만 흥미, 의욕, 기쁨, 열의, 자신감 등 긍정적인 감정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기도 한다.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이런 상태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의 항우울 효과를 검증한 연구를 보자. 우울증 환자를 세 가지 치료군으로 나눴다. (1)홈트레이닝 (2)지도자의 도움을 받아서 운동한 경우 (3)서트랄린이라는 항우울제로 치료한 경우 (4) 위약군이다. 각각의 그룹에서 관해된 환자의 비율을 비교했다. 우울 증상이 거의 사라져서 우울증 진단 기준에서 벗어났을 때 관해(remission)라고 정의한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항우울제 치료와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서 운동했을 때의 치료 효과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트레이닝은 위약 보다는 나았지만 항우울제 보다는 효과가 덜했다.(Blumenthal JA et al. Psychosom Med. 2007;69:587-596)
집단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 받은 환자와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운동을 병행한 환자의 우울증 치료 효과도 비교했다. 인지행동집단 치료만을 단독으로 시행 받은 환자군에서는 치료 반응 비율이 25%에 불과했지만 운동을 함께 한 환자군의 치료 반응은 75%로 월등히 나았다.(Gourgouvelis J et al Front Psychiatary 2018;9:37) “정신과 약 말고 상담으로 치료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우울증 환자도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상담의 효과도 배가된다. 여러 연구 결과를 검토해 보면 중등도 이상의 심한 우울증은 상담만으로 치료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운동하면 뇌도 튼튼해진다. 운동이 우울증에 효과적인 이유는 뭘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엔도르핀(endorphin) 가설이다. 운동이 내인성 오피오이드(endogenous opioid)인 베타 엔도르핀(beta-endorphin)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말을 한번씩 들어봤을 거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몸은 힘든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에 이르는데, 이런 현상도 엔돌핀에 의해 매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동안 달리기를 한 뒤 전두엽과 변연계에서 오피오이드 활성도가 증가하는데 이것이 러너스 하이를 느끼는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다.
운동은 기분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을 촉진시킨다. 특히 대뇌피질, 해마, 시상하부, 선조체처럼 기분과 동기를 조절하는 뇌 영역에서 세로토닌 활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의집중력과 연관된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도 운동을 통해 증가한다. 뇌에서 도파민 활성도가 저하되면 무동기(amotivation)와 무쾌감(anhedonia)이 일어나는데 운동을 하면 도파민 신경전달체계가 활성화된다.
뇌 세포는 끊임없이 재생된다. 한 번 생성되면 끝이 아니라 계속 새로이 형성된다. 우울증 환자는 신경 세포가 새롭게 생성되는 능력이 저하되어 발생하기도 하는데,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신경세포 생성이 촉진된다. 특히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부위의 차상회(dentate gyrus)라는 영역의 신경세포 생성이 중요한데 항우울제가 이곳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운동은 항우울제 못지 않게 이 영역의 신경 세포 생성을 촉진한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항우울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우울증 환자의 운동과 신체적 활동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적어도 150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속 5~6km의 빨리걷기(brisk walking)나 실내 사이클(stationary cycling at 50-100W이 좋다.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에서 가장 흔히 활용된 조건은 최대 심박수 60~80%의 강도로, 주당 3회 하루 30분간, 8주 동안 동안 지속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운동 시간은 주당 90~150분 정도이지만, 이보다 낮은 시간의 운동 시간(주당 20~60분)도 우울증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와 미국 스포츠의학회에서는 “적어도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의 대부분 동안 중등도 강도의 운동”이 우울증 증상을 경감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어떤 운동이든 하면 된다는 얘기다. 다만 중등도 이상의 강도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걸으면서 옆 사람과 대화하기 약간 어려운 정도 혹은 약간 숨이 찬 정도를 말한다. 이 정도의 강도로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 운동하는 것이다. 가벼운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가 이 정도로 운동을 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 약을 먹지 않고도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 운동 강도와 정신건강이 좋아지는 효과는 서로 비례한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그것에 비례해서 정신건강도 좋아진다.
평소에 운동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운동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늘이면 된다. 하루 5분부터 시작해서 10분, 15분 이런 식으로 늘여간다.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늘이다 보면 ‘아, 내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 또한 정신건강에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초기에는 운동의 빈도를 강화시켜야 한다. 짧은 지속 시간으로 자주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 다음에 운동의 지속 시간을 늘여나간다. 운동을 위해서 시간을 따로 할애하고, 운동을 즐거운 활동으로 만들고, 하루 일상생활에서 신체 활동을 창의적으로 통합시켜 나가야 한다.
“평소에 일하면서 몸을 많이 쓰는데, 운동을 따로 해야 되나요?”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하면서 육체노동을 하는 것과 운동으로 몸을 쓰는 것의 효과는 서로 다르다. 각각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다르다. 일하면서 몸을 쓰는 것은 기분을 좋게 하거나 의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없다.
특정 운동 방법이 우울증에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것은 없다. 무산소 운동도 유산소 운동과 동일한 정도의 항우울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으로 근력이 강화된 정도가 우울 증상의 감소 정도와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다만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같이하는 혼합형 운동이 유산소 운동 단독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다.
많은 환자가 장기적인 이득에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비만인 우울증 환자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 운동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목표 중 하나다. 그것보다는 우선 운동을 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분이나 활력의 증가, 그리고 주의집중력의 향상과 수면의 질이 좋아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좋다. 즐길 수 있는 신체적 활동의 방법을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게 좋다. 운동 경험을 즐거움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장이나 외부에서 운동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면 집에서 해도 된다. 친구와 함께 할 때 더 좋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항우울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우울증 환자의 운동과 신체적 활동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적어도 150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속 5~6km의 빨리걷기(brisk walking)나 실내 사이클(stationary cycling at 50-100W이 좋다.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에서 가장 흔히 활용된 조건은 최대 심박수 60~80%의 강도로, 주당 3회 하루 30분간, 8주 동안 동안 지속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운동 시간은 주당 90~150분 정도이지만, 이보다 낮은 시간의 운동 시간(주당 20~60분)도 우울증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와 미국 스포츠의학회에서는 “적어도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의 대부분 동안 중등도 강도의 운동”이 우울증 증상을 경감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어떤 운동이든 하면 된다는 얘기다. 다만 중등도 이상의 강도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걸으면서 옆 사람과 대화하기 약간 어려운 정도 혹은 약간 숨이 찬 정도를 말한다. 이 정도의 강도로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 운동하는 것이다. 가벼운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가 이 정도로 운동을 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 약을 먹지 않고도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 운동 강도와 정신건강이 좋아지는 효과는 서로 비례한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그것에 비례해서 정신건강도 좋아진다.
평소에 운동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운동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늘이면 된다. 하루 5분부터 시작해서 10분, 15분 이런 식으로 늘여간다.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늘이다 보면 ‘아, 내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 또한 정신건강에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초기에는 운동의 빈도를 강화시켜야 한다. 짧은 지속 시간으로 자주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 다음에 운동의 지속 시간을 늘여나간다. 운동을 위해서 시간을 따로 할애하고, 운동을 즐거운 활동으로 만들고, 하루 일상생활에서 신체 활동을 창의적으로 통합시켜 나가야 한다.
“평소에 일하면서 몸을 많이 쓰는데, 운동을 따로 해야 되나요?”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하면서 육체노동을 하는 것과 운동으로 몸을 쓰는 것의 효과는 서로 다르다. 각각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다르다. 일하면서 몸을 쓰는 것은 기분을 좋게 하거나 의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없다.
특정 운동 방법이 우울증에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것은 없다. 무산소 운동도 유산소 운동과 동일한 정도의 항우울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으로 근력이 강화된 정도가 우울 증상의 감소 정도와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다만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같이하는 혼합형 운동이 유산소 운동 단독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다.
많은 환자가 장기적인 이득에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비만인 우울증 환자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 운동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목표 중 하나다. 그것보다는 우선 운동을 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분이나 활력의 증가, 그리고 주의집중력의 향상과 수면의 질이 좋아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좋다. 즐길 수 있는 신체적 활동의 방법을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게 좋다. 운동 경험을 즐거움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장이나 외부에서 운동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면 집에서 해도 된다. 친구와 함께 할 때 더 좋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