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입에 넣은 숟가락 그대로 찌개에… ‘이런 위험’ 감수해야
전종보 기자
입력 2023/07/09 14:00
헬리코박터균은 사람과 사람 간에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구강, 분변 등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면 감염될 위험이 크다. 한국 식문화 특성상 여러 사람이 한 가지 음식을 함께 떠먹는 경우가 많다보니, 다른 국가에 비해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취약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어린이와 밥을 먹을 때면 어른이 음식을 잘게 씹어서 먹이기도 하는데, 이 또한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다고 해서 곧바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실제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위 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까지 감염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전문가들이 헬리코박터균 조기 발견·치료를 위해 주기적인 검사의 중요성이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는 위내시경 검사, 호흡검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면 항생제를 포함한 약제를 사용해 제균 치료를 실시한다. 2주 간 약을 복용한 후 호흡검사 등을 통해 균이 없어졌는지 다시 확인한다. 간혹 치료 후 남아있던 균이 재활성되거나 균에 재감염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추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제때 제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위 점막·점액에 균이 기생하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만성 소화불량과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의 원인이 된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평소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식사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여럿이 한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국자와 앞 접시를 사용해 덜어 먹도록 한다. 음식을 1~2번 같이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감염될 위험은 낮지만, 습관이 돼서 자주, 오랜 기간 함께 먹었을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높은 온도에서 끓여 먹었다고 해도, 여러 사람이 숟가락으로 계속해서 떠먹으면 헬리코박터균이 전파될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