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항온동물의 비애… '숙명' 같은 온열질환 이기려면
이지형 객원기자
입력 2023/06/20 08:30
악어는 1년 동안 안 먹고도 산다. 사람은 음식 없이 한 달을 못 넘긴다. 악어든 사람이든 물은 마신다는 전제를 깔고서다. 악어는 1년을 사는데, 사람은 왜 그렇게 못할까. 항온동물이어서 그렇다. 36.5도를 유지해야 하니까 계속 먹어야 한다. 일을 안 해도 계속 무언가를 먹고, 그걸 태워서 열을 발생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36.5도를 유지 못 한다. 악어는 안 그래도 된다. 변온동물이니까.
그럼 파충류로 남지, 진화는 왜 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따뜻한 체온을 가진 항온동물이어서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몹시 추운 겨울에도 바깥에 나가 무언가 할 수 있다. 물론 더 잘 먹어서 더 많은 열을 몸에 충전시켜야 할 거다. 하지만 날이 지나치게 더우면 문제가 생긴다. 폭염 속에서 36.5도를 유지하려면 땀을 뻘뻘 흘려야 한다. 그런데 땀은 대부분 물이고, 그 안엔 나트륨, 염소, 칼륨이 미량으로 들었다. 땀을 흘리면서 우리 몸은 시련을 예감한다.
◇경련부터 실신까지 ‘온열질환’의 파괴력
물과 나트륨이 평소보다 많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갑자기 피로해지고, 숨이 가빠지면서 어지럽다(열탈진). 몸속 나트륨이 줄면서 근육에 경력이 일기도 한다(열경련), 체내 수분 감소가 정상 범위를 크게 넘어서면 어지러운 끝에 의식을 잃기도 한다(열실신). 체온이 40도를 넘기면 중추신경계가 고장 나 땀도 안 난다. 두통, 어지럼증, 구토, 헛소리 등의 증상을 보이다 목숨을 잃기도 한다(열사병). 이런 증상들을 모두 모아 ‘온열질환’이라 부른다.
온열질환은 인간의 숙명이다. ‘36.5도 항온’에 문제가 생겨 몽롱해지기 시작하면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시원한 그늘로 들어가 쉬어야 한다. 물이나 이온 음료로 수분을 보충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주저 없이 병원에 가야 한다. 예방은 필수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줘야 한다. 햇빛을 덜 흡수하는 밝은색 옷을, 그것도 헐렁하고 가볍게 입는 게 좋다. 모자와 양산도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폭염과 맞설 생각을 버리는 거다.
항온동물인 인간은 극한의 자연과 싸웠고, 문명을 이뤘다. 하지만 항온을 위한 대가는 적지 않다. 항온동물의 세포 속 에너지 공장 미토콘드리아는 ‘냉혈동물’에 비해 5배 많지만, 쉴 새 없이 일해야 한다. 폭염 등 정상 궤도를 벗어난 기온을 만나면, 몸 전체에 비상이 걸린다. 주변 상황도 안 좋다. 수십 년 가속 페달을 밟아온 온난화가 혹한과 폭염으로 지구를 괴롭히는 가운데, 우리 기상청은 올 7~8월의 잦은 폭염특보 발령을 서둘러 예고했다.
그럼 파충류로 남지, 진화는 왜 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따뜻한 체온을 가진 항온동물이어서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몹시 추운 겨울에도 바깥에 나가 무언가 할 수 있다. 물론 더 잘 먹어서 더 많은 열을 몸에 충전시켜야 할 거다. 하지만 날이 지나치게 더우면 문제가 생긴다. 폭염 속에서 36.5도를 유지하려면 땀을 뻘뻘 흘려야 한다. 그런데 땀은 대부분 물이고, 그 안엔 나트륨, 염소, 칼륨이 미량으로 들었다. 땀을 흘리면서 우리 몸은 시련을 예감한다.
◇경련부터 실신까지 ‘온열질환’의 파괴력
물과 나트륨이 평소보다 많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갑자기 피로해지고, 숨이 가빠지면서 어지럽다(열탈진). 몸속 나트륨이 줄면서 근육에 경력이 일기도 한다(열경련), 체내 수분 감소가 정상 범위를 크게 넘어서면 어지러운 끝에 의식을 잃기도 한다(열실신). 체온이 40도를 넘기면 중추신경계가 고장 나 땀도 안 난다. 두통, 어지럼증, 구토, 헛소리 등의 증상을 보이다 목숨을 잃기도 한다(열사병). 이런 증상들을 모두 모아 ‘온열질환’이라 부른다.
온열질환은 인간의 숙명이다. ‘36.5도 항온’에 문제가 생겨 몽롱해지기 시작하면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시원한 그늘로 들어가 쉬어야 한다. 물이나 이온 음료로 수분을 보충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주저 없이 병원에 가야 한다. 예방은 필수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줘야 한다. 햇빛을 덜 흡수하는 밝은색 옷을, 그것도 헐렁하고 가볍게 입는 게 좋다. 모자와 양산도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폭염과 맞설 생각을 버리는 거다.
항온동물인 인간은 극한의 자연과 싸웠고, 문명을 이뤘다. 하지만 항온을 위한 대가는 적지 않다. 항온동물의 세포 속 에너지 공장 미토콘드리아는 ‘냉혈동물’에 비해 5배 많지만, 쉴 새 없이 일해야 한다. 폭염 등 정상 궤도를 벗어난 기온을 만나면, 몸 전체에 비상이 걸린다. 주변 상황도 안 좋다. 수십 년 가속 페달을 밟아온 온난화가 혹한과 폭염으로 지구를 괴롭히는 가운데, 우리 기상청은 올 7~8월의 잦은 폭염특보 발령을 서둘러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