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헤드폰 VS 이어폰, 귀 건강에 더 좋은 건?
강수연 기자
입력 2023/06/17 05:00
최근 2000년대 초반의 'Y2K' 패션 유행으로 더운 날씨에도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줄곧 이어폰을 끼던 이들도 헤드폰 유행에 동참할 정도로 큰 인기몰이 중이다. 헤드폰, 이어폰 둘 다 착용하는 이들이라면 음악을 들을 때 문득 이어폰과 헤드폰 중 어느 것이 청력에 더 나쁜 건지 궁금해할 수 있다. 과연 이어폰과 헤드폰 중 청력에 더 나쁜 건 무얼까.
이어폰과 헤드폰 둘 다 청력에 악영향을 주지만, 굳이 따지자면 이어폰이 더 좋지 않다. 이어폰이 헤드셋보다 귀속 압력을 더 높이기 때문이다. 이어폰을 착용하면 소리가 고막에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전달되는데, 이때 외이(外耳)와 고막 안쪽의 중이(中耳) 간에 압력 차가 생겨 고막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이 상태에서 큰 소리가 전달되면 평소보다 고막에 더 큰 충격을 줘 찢어질 수 있다. 특히 귓구멍을 거의 막는 구조인 커널형 이어폰은 외부 공기가 통과하기 어려워 청각세포에 부담을 준다.
반면 헤드폰은 귀에 주는 자극이 덜하다. 이어폰에 비해 헤드폰은 귀 밖으로 흩어지는 소리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드폰의 스피커는 이어폰보다 고막과의 거리가 멀고, 헤드폰이 귓구멍을 완전히 막는 구조도 아니다. 스피커 부위가 귀 전체를 덮어 주변의 소음을 막아주는 만큼 볼륨을 높여 듣지 않아도 돼 귀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헤드폰이든 이어폰이든 음악 소리가 크면 청력이 손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큰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소음성 난청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땐 옆 사람의 말이 들릴 정도의 음량으로 1시간 이내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시끄러운 야외에선 가급적 이어폰 사용은 피하는 게 좋다. 소음 탓에 음량을 더 높이게 돼 귀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어폰을 사용할 때 최대음량의 60% 이하, 하루 60분 정도만 듣는 '60·60 법칙'을 지킬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