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햇빛 쬐기만 하면 빨개지고, 가렵고… 먹는 '약' 때문이라고?
이해나 기자
입력 2023/06/17 16:00
광과민성피부염은 특정 약물 복용 중에 햇빛에 노출됐을 때 피부에 가려운 증상, 습진, 홍반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피부에 발생하는 약물 유해반응의 8%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여러 약물 중에서도 항생제, 이뇨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광과민성피부염을 자주 일으킨다. 발진이 얼굴, 목, 팔 등 햇빛에 노출되는 피부에 국한되고 환자가 특정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 약물에 의한 광과민성피부염을 의심한다.
광과민성피부염이 발생하는 주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약물을 복용하면 몸속 소화효소 등에 의해 흡수, 분해되면서 일부 성분이 빛에 민감한 화학 성분으로 바뀐다. 이 화학 성분은 피부 표피·진피·혈관 등에 있다가, 외출했을 때 자외선을 빨아들인 뒤 활성산소를 만들어 낸다. 활성산소는 피부의 정상 세포를 산화시키고, 프로스타글란딘E2·종양괴사인자 같은 유발 염증 물질이 나오게 만들어 홍반 같은 피부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한다. 보통 햇빛에 노출되고 24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광과민성피부염 증상이 나타났다면 우선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후 무슨 약물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아보는 광첩포검사 등을 한 뒤,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꿔야 한다. 원인 약물을 중단하면 색소침착을 남기지 않고 회복될 수 있다. 약물을 바꾸기 어렵다면 햇빛 보호에 신경 쓰는 수밖에 없다. 햇빛이 강한 정오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외출을 피하고, 외출할 때는 모자·긴 팔 등으로 피부를 가려야 한다. 또한 약물은 대부분 자외선A와 반응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 중 자외선A 보호 기능이 있는 것을 골라 쓰는 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