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학칼럼] 당뇨 환자 10명 중 4명 겪는 '당뇨발'… 방치하면 절단까지
새움병원 이두연 원장
입력 2023/06/13 14:00
당뇨발은 원인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감각신경병의 경우 초기에는 발이 시리고 저리고 화끈거리며, 더 진행되면 발에 무언가 붙어있는 느낌, 모래나 구슬 위를 걷는 느낌 등 다양한 이상감각을 호소한다. 신경이 완전히 파괴되면 발의 감각이 둔해져 다치거나 상처가 나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발가락의 작은 근육들이 마비돼 망치족, 갈퀴족과 같은 발가락 변형이 생긴다. 또한 발에 땀이 잘 안 나고 항상 건조해 갈라져서 상처가 쉽게 난다.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발이 시린 증상이 나타나고 발가락에 무혈성 괴사가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자율신경이 손상돼 망치족, 갈퀴족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발바닥의 특정 부위에 지속적인 강한 압박과 쓸림 현상을 유발하고 적절한 하중의 분산을 막아 짧은 시간 보행에도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구조적인 변형을 교정하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외상의 크기가 크고 깊어, 심각한 조직괴사와 염증을 동반한 경우에는 단순 교정술로는 치료가 어렵다. 더 광범위한 부위를 제거하기 위해 변연절제술을 시행하거나, 심각할 경우 불가피하게 발가락 또는 발의 부분적 절단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 약제의 발달과 수술 기술 발달로 피판술 등을 통하여 보존적 치료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이처럼 당뇨발은 변수가 많은 질환이기 때문에 절단술 후에도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감염이 지속되는 경우도 많아 반드시 경험 많은 정형외과 족부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발은 초기에 대응을 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평소 발을 깨끗하게 씻고 말린 후 갈라지지 않게 보습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고,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꽉 끼는 신발보다는 여유 있는 신발을 신고, 땀 흡수가 잘 되는 양말을 신어야 한다. 또한 화상 위험이 있는 뜨거운 찜질은 피하고 발에 이상이 없는지 매일 살펴야 한다.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에 내원해 당뇨발 관리에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 이 칼럼은 새움병원 이두연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