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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에 초파리 알 숨어있다? ‘○○ 딸기’는 걱정 안해도 돼
이채리 기자
입력 2023/05/19 17:43
벗초파리(drosophila)가 딸기 표면을 미세하게 절개한 뒤, 딸기 표면에 알을 낳는다는 내용이 일파만파 퍼진 것이다. 특히 딸기 표면에 있는 흰색 털이 구더기 알에 산소를 공급해 부화시키는 데 일조한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소금물에 딸기를 담갔더니 벗초파리가 물을 피해 딸기 밖으로 나오는 해외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정말 우리가 먹는 딸기에 벌레 알이 숨어있을까?
우선, 딸기 표면에 보이는 흰색 털의 정체는 트리콤(trichome)이라는 기관이다. 트리콤은 딸기 열매 표면에 있는 작은 털 형태의 구조물이다. 트리콤이 벌레 알 부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딸기 열매 표면을 보호하고, 딸기 수분이 너무 많이 증발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벗초파리는 습도가 높고, 온화한 기후에서 활동하는 해충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톱니 모양의 산란관을 가진 암컷 벗초파리는 신선한 생과에 직접 산란한다. 하지만 국산 딸기에서는 벗초파리가 번식하기가 어렵다. 농촌진흥청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보통 11월에서 5월 초까지 수확하는데, 벗초파리는 5월에 시작해 가을철까지 주로 활동한다”며 “우리나라 딸기 재배 시기와 벗초파리의 활동 기간은 겹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국산 딸기의 대부분은 방제 과정을 거친다. 최수현 연구사는 “보통 딸기 꽃이 피기 전에 농약을 살포하는 등의 방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초파리 알이 딸기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딸기 꽃이 피기 전 방제하는 이유는 꽃이나 과실에 농약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수현 연구사는 “외국산 딸기는 노지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초파리 피해가 클 수 있지만, 국산 딸기는 시설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초파리가 알을 낳을 위험이 거의 없어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생딸기는 대부분 국내산이다.
따라서 국내산 딸기는 흐르는 물에 먼지를 씻어낼 정도만 세척하면 된다. 딸기를 물에 너무 오래 담그면 식감이 물러지고 맛이 없어질 수 있어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