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칼럼
바르고 지우기 귀찮은데, 자외선차단제 먹어볼까?
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
입력 2023/05/15 07:45
서동혜의 화장품 사용설명서
적절한 자외선차단제의 사용량은 제곱센티미터 당 2mg을 발라주어야 제품에 표기된 SPF 지수를 얻게 된다. 즉 얼굴 전체 사용량이 대추알 정도의 양은 발라주어야 필요한 양을 충족하게 되는데 충분한 사용량을 쓰는 게 실제 쉽지 않고, 땀에 씻겨나가는 양을 생각해서 자주 발라줘야 하는 것도 실생활에서 실천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자외선차단이 된다고 판매되는 알약들은 여러 사실에 근거하여 피부에 대한 태양 손상을 방지한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이 항산화제가 포함되어있는 일반의약품 보충제로 분류되어 있고 기존 자외선차단제의 SPF 및 PA 수치와 같은 기준 및 규제가 아직까지 없기 때문에 효과를 입증할 필요가 없어 시판되는 알약 제품들의 정확한 차단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를 소비자가 파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기미잡티 등의 색소형성, 일광화상, 피부노화 뿐 아니라 피부암의 예방효과가 있는 자외선차단제의 사용과 비교하여 먹는 자외선차단 알약의 효능, 효과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자외선차단 알약 제품들의 핵심성분은 비타민 C, D E등의 비타민계열, 루테인(lutein), 베타카로틴 (beta-craotene), 라이코펜(lycopen) 등의 카로티노이드계열과 이데베논(Idebenone), 컬규민 (Curcumin),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와 같은 안티옥시던트 성분들이 주를 이룬다, 또 녹차(green tee) 추출물, honey bush추출물, 로즈마리추출물, 토마토추출물, 고사리(Polypodium leucotomos) 추출물 등 여러 가지 허브추출물들이 대표적으로 포함된다.
썬스크린 알약은 여러 단계를 거쳐 효과를 내는데 먼저 소화기를 통해 흡수된 후, 혈액을 통해 간을 거쳐 피부에 도달하게 된다. 여러 항산화제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하여 쉽게 분해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항산화제 기반 썬스크린 알약의 경우 피부에 도달했을 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항산화제가 피부에 도달한다는 연구 데이터들은 있다. 자외선에 노출된 후 고사리 추출물을 복용하였더니 복용하지 않은 군보다 피부가 덜 붉고 햇볕에 탄 세포가 적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고 고사리 추출물을 섭취한 10명의 지원자에게서 일광 화상을 유발하는 데 필요한 자외선 량의 두 배 노출시킨 후 살펴보니 고사리 추출물을 투여한 피험자의 피부 손상은 84% 감소한 반면 추출물을 투여하지 않은 경우 2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여러 결과를 기반으로 썬스크린 알약은 고사리(Polypodium leucotomos) 추출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제품에 대한 기준이나 규제가 없는 상태이고 과학적 근거도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피부과의사도 자외선차단제 대신 알약 사용을 권하지는 않는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증명된 자외선차단제는 로션, 크림, 스틱, 스프레이 형태로 생산되는 바르는 자외선차단제 뿐이며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알약이나 캡슐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광고문구들은 소비자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도록 광고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올 여름, 무더위가 예상된다고 하는데 어떤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새로운 선스크린 제품을 구매할 때 포장과 제형을 모두 살펴보길 권한다. 유통기한은 포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성피부라면 로션타입의 자외선차단제가 바르기 용이하며 건성피부는 크림이나 스틱 타입의 제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스프레이 타입은 사용이 편하지만 고르게 발라지기가 힘들기 때문에 뿌린 후 골고루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만약 지난해 사용하던 제품이 남아있다면 제품이 변하지는 않았는지 테스트가 필요하다. 자외선차단제를 손바닥에 짜봐서 물 같은 흐르는 오일이 나오다가 걸쭉한 크림이 나온다면 이미 성분이 분리되어 효능이 떨어진 것을 의미하므로 과감히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자외선차단제를 사용 할 때 피부가 붉어지고 따거움이 느껴진다면 100% 물리적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해보길 권한다. 물리적 자외선차단제는 피부에서 자외선을 반사하거나 굴절시키는 방식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자극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와 함께 자외선차단제의 사용 양을 줄이기 위해 자외선차단 의류를 착용하거나 모자, 양산 등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외선차단제가 피부암을 예방하고 자외선에 의해 진행되는 피부노화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중단하기보다는 여러 저자극성 자외선차단제를 테스트해보고 개개인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찾는 노력을 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