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공황장애…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니라는데

전종보 기자

▲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공황장애는 심한 불안감과 함께 갑작스럽게 여러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증상을 경험한 후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들 또한 많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공황장애 진료 환자가 2014년 대비 70.5% 증가했으며, 특히 20대 공황장애 환자가 크게 늘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공황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꼽곤 한다. 방송을 통해 공황장애 경험을 털어놓는 연예인들 또한 바쁜 일정, 부담감 등 여러 스트레스 상황에서 공황장애가 시작됐다고 이야기한다. 전문가들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 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상태 등에서 공황발작이 일어날 순 있지만, 스트레스 자체가 공황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한다.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소영 교수는 “이전에는 과거 경험과 충격에서 공황발작의 원인을 찾고 심리치료를 통해 공황장애를 치료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뇌 기능에 원인이 있고, 이에 대한 약물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유로 뇌 기능에 이상이 생겼는지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공황발작을 경험한다. 공황발작이란 ▲갑작스럽게 겪는 죽을 것 같은 공포감 ▲가슴의 답답함 ▲심장이 터질 듯한 두근거림 ▲식은땀 ▲어지럼증 ▲손발이 마비되는 느낌 ▲곧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등 여러 신체 증상과 불안이 동반되는 것을 뜻한다. 공황장애 환자는 공황발작이 언제 갑자기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공황발작을 겪었던 장소나 상황을 피하고, 해당 장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 불안 증상을 겪는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공황발작이 발생하면 불안감으로 인해 병원을 찾을 수 있다. 병원에서는 심장·호흡기 질환, 뇌 질환 등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검사를 실시하지만 공황발작 환자는 대부분 몸에 문제가 없다. 이때 의료진은 신체적 문제가 없으므로 처방된 약을 잘 복용하고 증상이 가라앉으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공황발작을 한 번 겪었다고 해서 모두 공황장애로 진단되는 건 아니다. 의료진은 환자가 ‘반복적’으로 ‘갑작스러운’ 공황발작을 경험했을 때 공황장애 진단을 내린다. 공황발작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바뀌었을 때도 공황장애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유소영 교수는 “공황장애가 우울증, 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으로 진행되는 건 아니지만, 공황장애가 지속되면 우울증이 동반될 수 있다”며 “공황장애가 오래 지속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황발작에 관여하는 뇌의 기전이 밝혀지면서 공황장애도 약물치료가 가능해졌다. 공황장애 약물치료에는 항불안제와 항우울제가 사용된다. 물론 비약물적 치료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호흡법과 인지치료는 예기불안과 공황발작 초기 증상 대응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자주 발생하거나 불안으로 인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황장애 환자는 카페인, 술 등 공황발작과 유사한 신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복식호흡과 근이완법을 평소에 익혀두면 공황발작 대처에 도움이 된다. 주변에 공황장애 환자가 있다면 공황발작이 시간 경과에 따라 점차 완화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환자가 과호흡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유소영 교수는 “공황장애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지만 완치가 불가능한 병은 아니다”며 “예기불안에 맞서는 힘을 기르고 일상생활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조금씩 노력하다보면 공황장애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니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