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꿈 많이 꾸면 ‘얕은 잠’ 잔 걸까?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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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많이 꾼다면 수면 중 잦은 각성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꿈을 많이 꾸면 얕은 잠을 잔 것이라는 속설이 있다. 정말일까? 잠을 얕게 잤다기보다, 얕은 잠을 자는 중 '잦은 각성'을 경험한 것이다.

수면은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와 꿈을 꾸지 않는 비렘수면으로 나뉜다. 잘 땐 빠른 안구 운동이 일어나는 렘수면에서 점점 수면이 깊어지면서, 비교적 얕은 잠에 해당하는 비렘수면 1, 2단계를 거쳐 깊은 수면인 비렘수면 3, 4단계에 빠져들었다가 다시 렘수면으로 올라오는 뇌파 활동을 3~5회 정도 반복하게 된다.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은 비렘수면 시기가 길다기보단 비렘수면 때 수시로 깼다는 것을 의미한다. 꿈은 단기 기억으로만 저장되는데, 자다가 깨면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개 수면 장애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므로 꿈을 지속해서 자주 꾼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의심할 수 있는 수면 장애로는 자다가 잠시 숨이 멎는 증상이 반복되는 수면 무호흡증, 꿈과 연관된 동작이나 잠꼬대하는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있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을 땐 코골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 장애로 지속해서 잠을 깊게 자지 못한다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간혹 비렘수면 중 잦은 각성 없이도 꿈이 잘 기억나는 사람도 있다.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질환이 있다면 꿈으로 안전을 위협당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인상 깊은 내용을 꿈꾸게 돼 각성 없이도 장기 기억으로 저장될 수 있다. 또 정신질환이 있으면 렘수면이 일찍 찾아오고, 수면 중 분포도 많아진다. 이 외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거나, 갑작스럽게 약물을 중단해도 깊은 잠에 빠지는 뇌파 활동이 방해받으면서 꿈을 자주 꿀 수 있다.

한편, 수면 중 각성을 예방하려면 숙면을 취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자기 전 최소 2시간 전에는 음식 섭취를 삼간다. 음식 섭취는 자율신경계와 심장을 쉬지 못하게 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잠에 들기 1시간에서 30분 전에는 TV나 스마트 폰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화면에서 나오는 빛이 뇌를 자극해 일주기 리듬을 뒤로 미룬다. 대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몸을 이완된 상태로 만들어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 잘 땐 빛을 차단하고, 최대한 생각을 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30분이 지나도 잠이 들지 않는다면 억지로 잠을 청하지 말고 차라리 일어나 독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2주 이상 꿈을 많이 꾼다면 수면의 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