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온몸을 돌아다니는 반복적인 통증… 신경계 '다발성경화증' 의심해봐야
안석원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
입력 2023/04/19 09:21
[메디컬 칼럼]
다발성경화증은 재발·진행하는 질환이어서 대다수의 환자들이 이러한 증상들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적으로 겪는다. 때문에 별다른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마비감 등이 변동성을 보이거나 여러 신경학적 증상들이 발생한다면 다발성경화증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마비나 신경 통증이 완전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고 재발이 반복되면 신경 손상이 계속 축적된다. 잦은 재발로 심하게 손상된 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해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시각이나 보행 기능 등에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이는 이후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다발성경화증이 의심된다면 빠르게 신경과를 찾아 뇌 및 척수의 자기공명영상이나 유발전위검사 등을 시행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발성경화증의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와 질병 완화 치료, 대증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급성기 치료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집중 투약해 염증을 빠르게 억제하고, 이후 재발 빈도를 줄이고 장애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질병 완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질병 완화 치료에는 1차 치료제로 주사제나 경구제를 사용하고, 1차 치료제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 다른 1차 치료제 혹은 2차 치료제로 변경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다발성경화증의 면역병리학적 기전들이 밝혀지면서 더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돼, 월 1회 혹은 2회로 주사횟수를 줄인 주사제나 효과를 더 높인 경구제 등 여러 약제가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대증 치료에는 다발성경화증과 관련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근육이완제를 사용하거나 재활치료, 물리치료 등을 병행한다.
십수 년 전에 비해 치료 약제가 늘어나고 좋아지면서 조기에 진단을 받아 꾸준히 관리하면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는 훨씬 줄어든 만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 다발성경화증은 환자 수도 많지 않고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어서 증상이 있어도 간과하기 쉬운데, 안구 통증과 시력 저하를 포함해 다발적인 신경 통증과 마비감, 쇠약감 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꼭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