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있으면 치매 잘 생겨… 치아 말고 ‘이곳’도 양치해야

이해림 기자

▲ 잇몸병이 생기면 심혈관계 질환, 치매 등 전신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양치질을 할 땐 이만 닦을 것이 아니라 잇몸까지 관리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19를 계기로 구강 건강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구강이 바이러스 감염의 한 경로인 만큼,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구강 위생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덕이다. 그러나 그간 사람들이 해온 구강 관리엔 허점이 있었다. 이를 꼼꼼히 닦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이가 뿌리내리고 있는 잇몸엔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

이는 필립스 소닉케어·대한구강보건협회가 오늘(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조사에 응답한 성인남녀 1000명 중, 코로나 19 이후 양치습관 개선·구강관리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46%였다. 그러나 잇몸병 예방의 핵심인 ‘치아와 잇몸 사이 세정’에 신경 쓴다는 응답자는 37.4%에 불과했다. 코로나 이전(31.4%)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잇몸 건강은 전신 건강의 최전선이지만,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1.17배 ▲심혈관계 질환이 2배 ▲당뇨가 6배 ▲골다공증이 1.7배 ▲치매가 2.8배 ▲폐렴이 4.2배 더 잘 발생한다. 그러나 설문 조사 결과, 잇몸병이 전신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사실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고 답한 사람이 응답자의 72.5%에 달했다. 대한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치의학박사)은 “치주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성 인자는 물론 세균 자체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며 “건강을 위한다면 이를 잘 닦는 것을 넘어 잇몸까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잇몸 관리에 소홀한 건 대중에 보급된 기존 양치법의 잘못도 있다. 대표적인 게 ‘회전 양치법’이다. 칫솔모를 치아와 잇몸 사이에 비스듬히 댄 채, 손목을 돌리며 칫솔모로 치아와 잇몸 표면을 쓸어내리는 것을 말한다. 박용덕 회장은 “회전 양치법은 대중이 따라 하기 쉬운 양치법이라 널리 보급됐지만, 잇몸을 마사지하고 잇몸과 치아 사이를 깨끗하게 하는 데 특화된 양치법은 아니”라며 “예방치과와 치주과가 잇몸 관리를 위해 권하는 칫솔질 장법은 바스(Bass)법”이라 말했다. 바스법은 칫솔모를 잇몸선에 댄 후, 손을 떨듯 가볍게 진동을 줘 깨끗이 하는 방식이다. 전동 칫솔을 잇몸선에 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바스법은 회전 양치법보다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하다. 대중이 제대로 따라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급이 미뤄진 측면이 있었다. 이에 대한구강보건협회는 필립스코리아와 손잡고 새로운 양치법을 보급할 예정이다. 이른바 ‘표준잇몸양치법’과 ‘0·1·2·3 법칙’이다. 표준잇몸양치법은 바스법과 회전 양치법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 칫솔모를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갖다 댄 채, 제자리에서 5~10회 미세한 진동을 준다. 이후 손목을 돌리며 칫솔모를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쓸어내리면 된다.

‘0·1·2·3 법칙’은 대중에게 익숙한 ‘3·3·3 법칙’을 대체하려 제안됐다. 밥 먹은 지 3분 이내, 3분 이상, 하루 3회 이상 이를 닦으라는 게 ‘3·3·3 법칙’이라면, ‘0·1·2·3 법칙’은 잇몸 자극 없이(0), 식후 1분 이내, 한 번에 2분 이상, 하루 3번 이상 양치질하는 게 골자다. 박용덕 회장은 “’3·3·3’ 법칙은 대중이 기억하기 쉽게 하려 임의로 만든 양치법일 뿐,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잇몸 건강을 지키려면 밥 먹은 지 3분 이내가 아니라, 늦어도 식사 후 1분이 지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양치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0·1·2·3’ 양치법의 핵심은 ‘0’에 있다. 칫솔모를 진동시켜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음으로써 잇몸 자극을 없애라는 것이다. 이를 힘주어 닦다가 잇몸에 자극이 가면 없던 잇몸병도 생길 수 있어서다.

▲ 필립스 소닉케어·대한구강보건협회​가 공동 주관한 기자간담회에서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한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사진=필립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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