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환' 땐, 20대도 대상포진 발병위험 41% 높아

신은진 기자

▲ 간 경변이 있으면 젊어도 대상포진 발병, 중증화 위험이 커진다. /게티이미지배크


대상포진은 고령, 만성질환자,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나타나고, 젊은 사람은 혹시나 걸리더라도 금세 낫는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20대라도 간경변이 있으면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41% 상승하고, 심하게 앓을 가능성까지 크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팀이 성인 간경변증 환자 50만 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간경변증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대상포진 발병률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율이 약 48%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특히 20~40대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50~70대보다 커, 간경변증 환자는 젊어도 예방 접종을 통해 대상포진을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 주변으로 퍼져서 발생한다. 주로 수포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물집과 발진이 사라진다 해도 이차 감염이나 만성 신경통이 생길 가능성이 커 백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큰 이들을 선별해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09~2019년)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15년 사이 새롭게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모든 성인 환자 50만 4986명의 대상포진 발병률을 평균 6.5년(최대 10년)간 분석했다. 간경변증 환자 50만여 명 가운데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대상포진이 발생한 환자는 총 7만 294명이었다. 대상포진 발병률은 1000인 년 당 21.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경변증 환자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21.6명에게서 대상포진이 발병한다는 뜻이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은 1000인 년 당 1.81명이다.

나이, 성별 등을 보정해 간경변증 환자와 간경변증이 없는 국내 전체 일반 인구를 비교한 결과에선 간경변증 환자가 일반인보다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약 9% 높게 나타났다. 간경변증 환자가 대상포진으로 인해 입원할 위험은 약 48% 높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연령별 대상포진 발병률이다. 20대 젊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가장 컸다. 일반인보다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20대 41% ▲30대 16% ▲40대 17% ▲50대 8% ▲60대 8% ▲70대 6% 더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성이거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 복용자, 합병증이 동반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는 “간경변증은 간 기능 감소와 동반된 면역기능장애를 발생시킬 위험이 커 대상포진이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당 기간 내 모든 대한민국 성인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만큼 간경변증 환자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유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간학회·한국간재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지니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