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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식단, 진짜 다이어트에 유리할까?

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

김연휘의 근거로 알려주는 의학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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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칼로리 섭취량은 유지하되, 탄수화물 섭취 비중을 줄이고, 지방의 섭취 비중을 올려,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종의 식이요법입니다. 사실 이 저탄고지가 급격하게 각광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의학계에서 나온 이슈는 아니었고, 미국의 기자인 게리 타우브스가 출간한 도서 “Why we get fat”이 폭발적인 호응을 일으키면서인데요. 살을 빼려면 지방을 적게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 주류였던 시절에, 지방을 많이 먹어도 된다는 주장은 당시에 패러다임을 깨는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오늘의 퀴즈: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는 다이어트에 더 유리할까?
정답은 X 입니다.


핵심 근거1. 저탄고지를 주장하는 게리 타우브스 기자 측에서 먼저 저탄수화물과 저지방, 이렇게 2가지 집단을 비교하는 실험을 하자고 제안을 하였고, 스탠포드 의대 크리스토퍼 가드너 박사 측에서 이 실험과 연구를 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2018년, JAMA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실렸는데요. 먼저 결과를 말씀드리면, 저탄수화물 측의 패배였습니다. 두 개 집단 사이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어요. 실험의 내용은 한쪽 집단에는 저탄수화물을, 다른 한쪽에는 저지방을 섭취하게끔 제한하고, 두 집단이 섭취하는 칼로리도 비슷하게 맞추었으며, 저탄수화물 측에서 주장한 인슐린에 의한 효과도 함께 고려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량도 양쪽 집단을 맞추어 실험했어요. 그렇게 1년간 관찰한 결과, 인슐린 분비가 많은 집단이든, 적은 집단이든 간에, 비슷한 정도의 칼로리를 섭취한 경우 두 개 집단에서 감량한 체중은 비슷했습니다.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저탄수화물 측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세간에 알려지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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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AMA. 2018 Feb 20; 319(7):667-679


핵심 근거2. 다음은 저명한 학술지 NEJM에 수록된 논문인데요. 해당 실험에서는 811명의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4가지 식단을 만들어 체중이 얼마나 빠지는지 2년간 관찰을 했어요. 실험에 사용한 4가지 식단의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을 각각 달랐지만, 칼로리는 실험 대상마다 필요한 양 보다 750kcal씩 적게 한다는 일률적인 기준으로 맞췄어요. (참고 : 750kcal는 라면 1.5개 정도) 그 결과 6개월, 12개월, 18개월, 24개월 모두 비슷한 정도로 체중이 빠지며,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의 비율이 어떻든 간에, 먹은 칼로리가 같다면, 비슷한 정도로 체중이 빠진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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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으로 연구 결과를 보면, 상대적으로 지방 섭취가 높은 식단은 낮은 식단보다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갔는데요. 반면 다른 모든 식단들이 공복에 인슐린 농도를 6~12%까지 낮출 때,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식단은, 인슐린 수치를 거의 낮추지 못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건강을 위해서는 고지방이나 고탄수화물처럼 특정 영양소에 치우친 식단을 하지 말고, 섭취한 총 칼로리에 따라 살 빠지는 효과는 비슷하니까 골고루 섭취해야 합니다.
출처: N Engl J Med. 2009 Feb 26;360(9):859-73


오늘의 결론,
1. 칼로리 섭취량이 같다면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와 저지방 다이어트의 체중감량 효과는 비슷하다.
즉, 다이어트는 총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저탄고지는 많은 지방 섭취로 인해 칼로리 섭취량이 많아질 수 있으므로 권장하기 어렵다.
2. 다이어트 식단에서 지방의 비중이 높아지면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증가할 수 있고, 탄수화물이 비중이 높아지면 공복 인슐린 수치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하며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자.
3. 음식에 식이섬유나 물을 더하면 음식의 양을 증가시켜서 에너지 밀도를 낮추며, 칼로리 섭취량을 줄일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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