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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균 돼지 '췌도' 사람에게 이식"… 당뇨병 치료 새 길 열리나?
이슬비 기자
입력 2023/02/09 11:20
이종이식 전문기업 제넨바이오가 지난 8일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 시작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최종 승인을 받은 후 지난달 19일 가천대 길병원 임상윤리심의위원회(IRB) 심의까지 통과해, 임상시험만을 앞두고 있다.
◇이종췌도이식, 20년 연구의 결실
철저한 관리나 치료에도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 환자는 심각한 저혈당과 저혈당 무감지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생명이 위험하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췌장이나 췌도를 이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식은 말 그대로 하늘에 별 따기다. 그 중에서도 췌장은 다른 장기보다도 구하기 매우 어렵다. 이식받아야 하는 환자의 0.2% 정도 만이 수혜를 받고 있다. 췌도 이식은 더하다. 췌도는 췌장 속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 세포와 인슐린을 조절하는 알파 세포 등 여러 세포가 뭉쳐있는 덩어리인데, 사람간 이식에선 췌장을 췌도보다 우선하고 있어 사람간 췌도 이식을 받는 건 더더욱 어렵다. 췌도는 경우에 따라 반복 이식이 가능하고, 고형 장기가 아니라서 이식이 훨씬 간단한데도 말이다. 이 때문에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의 췌도를 이식하는 이종장기이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드디어 오랜 연구가 결실을 맺었다.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 박정규 소장은 간담회에서 "20여년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세계 최초로 모든 국제 기준을 맞춘 이종췌도이식 임상 시험을 하게 됐다"며 "임상 전 돼지 췌도를 이식 받은 영장류의 장기간 생존일을 비교한 결과에서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의 데이터가 전세계적으로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한데다,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이종이식학회(IXA)와의 협의 하에 이종이식을 위한 국제 선언을 2008년에 발표해, 2009년 IXA가 합의문을 게재하면서 마련됐다.
◇엄격한 국제·국내 안정성 기준 충족
췌도 이종이식에서는 돼지를 이용하고 있다. 박정규 소장은 "돼지 장기는 사람과 매우 유사한데다, 인수공통 감염 위험도 영장류보다 낮다"며 "전문가들 사이 사람의 췌장, 췌도 이식을 제외하고 5년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로 돼지 췌도를 이용하는 이종췌도이식이 될 것이는 합의를 이루기도 했다"고 했다. 돼지 췌장은 사람과 단백질 구조를 봤을 때 단백질의 가장 작은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딱 하나만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래도 사람이 아닌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이다 보니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만큼 매우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IXA 합의문에서 이종이식제제 원료동물은 총 149개 항목의 감염원에 대한 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대한감염학회의 자문회의를 통해 국내실정에 맞는 146개 항목을 선정했다.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는 간담회에서 "돼지를 40년 이상 무균 상태로 유지했다"며 "여러가지 테스트를 통해서 세균 40종, 기생충 27종, 곰팡이 6종, 바이러스 73종 총 146종의 감염원이 없다는 것도 확인해 식약처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제넨바이오는 우리나라에서 한 번이라도 발생됐다고 보고된 적 있는 68개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전부 민감도가 큰 real-time PCR 검사로 입증 했다. 김성주 대표는 "돼지만이 가지고 있는 내인성 바이러스인 PERV와 지난해 이종심장이식 당시 문제가 됐던 잠복 바이러스 PCMV에 대한 우려가 특히 컸다"며 "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서도 안전한지 여러 동물 실험과 영장류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물론 유효성도 검증됐다. IXA 합의문에서 이종췌도이식은 영장류 비임상시험을 통해 췌도이식을 받은 영장류 8마리 중 5마리 이상에서 인슐린 요구도가 유의미하게 줄어들고 6개월 이상 생존해야만 효력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고, 제넨바이오는 이를 만족했다.
◇임상시험, 내년 상반기 시작 예정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은 상반기 내 착수될 계획이다. 서울대학교 장기이식연구소에서 감염균이 없는 무균 상태의 돼지를 생산해 췌장을 적출하면, 가천대 길병원에 이종이식제품 제조소 시설을 구축한 제넨바이오에서 췌장으로부터 순수 췌도를 분리, 정제하여 세포치료제로 제품화 하게 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3월부터 임상환자를 모집하고 4월 임상을 시작해 6개월동안 선별된 환자에게 이종췌도이식이 적합한지 다시 확인하는 숙려 기간을 갖는다. 이후 10월 정제된 이종췌도를 환자에 이식할 예정이다. 면역억제제 치료, 이종췌도 안전성 확인, 이종이식의 효과 등을 확인하며 장기적인 추적관찰을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마지막 발표를 맡은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교수는 "췌도이식이 유일한 대안인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이번 임상시험을 희망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제넨바이오,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와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은 상반기 내 착수될 계획이다. 서울대학교 장기이식연구소에서 감염균이 없는 무균 상태의 돼지를 생산해 췌장을 적출하면, 가천대 길병원에 이종이식제품 제조소 시설을 구축한 제넨바이오에서 췌장으로부터 순수 췌도를 분리, 정제하여 세포치료제로 제품화 하게 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3월부터 임상환자를 모집하고 4월 임상을 시작해 6개월동안 선별된 환자에게 이종췌도이식이 적합한지 다시 확인하는 숙려 기간을 갖는다. 이후 10월 정제된 이종췌도를 환자에 이식할 예정이다. 면역억제제 치료, 이종췌도 안전성 확인, 이종이식의 효과 등을 확인하며 장기적인 추적관찰을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마지막 발표를 맡은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교수는 "췌도이식이 유일한 대안인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이번 임상시험을 희망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제넨바이오, 서울대 장기이식연구소와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