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금연 껌·사탕에도 중독된다고?[이게뭐약]
신은진 기자
입력 2022/12/16 17:42
[이게뭐약]일반의약품 금연보조제
◇금연 껌·사탕 중독 이상한 일 아냐… 걱정 안 해도 돼
니코틴 대체재인 금연 껌이나 사탕에 중독되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니코틴 대체재 중독은 생각보다 흔하다.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니코틴이 꽤 강력한 중독물질이기 때문이다.
일반의약품연구회 회장 오인석 약사(수지솔약국)는 "니코틴은 대뇌를 자극해 즐거움을 주는 도파민을 분비,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로 담배 중독도 니코틴 때문에 발생한다"고 밝혔다. 오 약사는 "금연 껌과 사탕은 체내 니코틴 농도에 영향을 줘, 니코틴을 충족하기 위해 흡연하려는 걸 막는 원리의 일반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니코틴과 함께 암을 유발하는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된 담배와 달리 니코틴 대체재는 순수한 니코틴만 들어 있다"라며, "금연 껌·사탕 중독은 담배 중독과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금연 껌·사탕 등 니코틴 대체재에 중독된 입장에선 이로 인해 또 다른 건강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니코틴 중독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중앙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재열 교수(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산하 금연연구회 회장)는 "니코틴이 중독을 일으키는 성분이긴 하나 금연 껌이나 사탕 같은 니코틴 대체재는 미국 FDA에서 금연을 위해 허가할 만큼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순수한 니코틴 중독이 인체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없다"라며, "담배 중독은 니코틴 중독 과정에서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유해물질까지 흡수하고, 이에 중독되는 게 문제이므로 니코틴 대체재 중독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금연 껌·사탕 중독, 전문가 도움받아 용량 줄이면 해결
물론 금연 껌과 사탕까지 완전히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일단 금연에 성공했다면 금연 껌·사탕 중독은 금방 해결할 수 있다. 니코틴 대체재를 대신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체재는 없지만, 금연 껌·사탕 복용량을 천천히 줄이다 보면 중독에서 벗어나는 건 시간문제다.
오인석 약사는 "니코틴 대체재 중독의 문제를 인지했다면 1일 사용량을 30mg에서 25mg, 그다음엔 20mg 등으로 서서히 줄여가는 방식으로 중독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량을 1회 최저용량까지 줄인 다음엔 금연 껌·사탕과 비슷한 맛의 껌과 사탕을 이용해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용량을 서서히 줄여가는 게 힘들다면 전문의약품 금연치료제의 도움을 받아볼 수도 있다. 김재열 교수는 "니코틴 대체재 중단을 위해 금연치료제 전문의약품을 병용할 경우, 그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없으나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둘을 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전문의약품 금연치료제의 성분은 니코틴이 뇌에 결합하는 걸 막는 효과가 있다"라며, "금연 껌·사탕 중독으로 힘들다면, 전문의약품을 시도하는 게 하나의 해결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건 처음부터 금연 껌·사탕 등 니코틴 보조제에 중독되지 않게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는 일이다. 니코틴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권장 용량·용법을 잘 지켜 사용해야 중독을 막을 수 있다.
한편, 금연을 결심했다면 금연치료제나 보조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게 좋다. 김재열 교수는 "담배를 혼자 끊을 수 있을 확률은 2~3%로 매우 낮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금연 치료를 하면 성공률을 10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금연을 결심했다면,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금연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