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30%는 가짜뉴스, 정보의 양 많아진 게 독
자신 건강 상태에 맞게 해석하는 ‘헬스리터러시’ 능력 키워야
강동경희대 이상호 교수 ‘리터러시M’ 앱 개발… 맞춤형 건강 정보 제공

병원은 의료진과 환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공간이다. 긴 대기시간 끝에 의사를 만나도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몰라 찝찝함만 남기고 병원을 나서는 환자들이 많다. 그래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실제 환자의 약 70%가 유튜브를 통해 의료정보를 얻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완벽한 대안이라고 보긴 어렵다.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는 “환자가 의료정보를 많이 아는 건 중요하지만 그런 정보들을 본인에게 적용하는 건 전혀 다른 얘기”라며 “질환이나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질환을 키우거나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의료 정보 많아졌지만… 유튜브 콘텐츠 중 30%는 가짜뉴스
과거와 달리 환자들이 접할 수 있는 의료정보는 늘었다.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나 언론이 적극적으로 실어 나르기 때문. 이제 환자들은 인터넷의 의료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보거나 건강에 좋다는 방법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몸의 이상이 질환의 신호임을 깨닫고 일찍 병원에 방문할 수 있다는 것. 조기진단은 완치의 열쇠다.
그런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잘못된 정보가 많아져서다. 개 구충제의 항암 효과가 대표적이다. 2019년 미국의 한 남성이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말기 암을 극복했다고 밝히면서 유명해졌지만 의학적 근거는 없었다. 대한의사협회와 식약처는 곧바로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는 근거가 없을뿐더러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유튜브 등에선 의료정보로 둔갑해 전달되고 있다. 실제 암 관련 정보를 다룬 유튜브 콘텐츠 중 30% 정도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코스 다양한 병, 올바른 정보가 건강 해친다?
잘못된 정보가 아니어도 의료정보가 나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일은 늘 어렵다. 병은 단계가 있기 마련이다. 예컨대 만성콩팥병은 5단계로 나뉜다. 단계별로 대처법 역시 다르다. 그런데 인터넷의 정보는 만성콩팥병을 하나로 뭉뚱그린다. 자연스럽게 대처법도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호 교수는 “만성콩팥병 5단계 환자는 칼륨을 섭취하면 마비가 오기 때문에 제한하는 게 맞다”며 “문제는 인터넷이나 방송을 보고 칼륨이 필요한 2, 3단계 환자들이 칼륨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 내에 가장 많은 전해질인 칼륨이 부족해지면 구토, 설사에 이어 이상 심장 박동을 겪을 수 있다.
◇의료 정보 많아졌지만… 유튜브 콘텐츠 중 30%는 가짜뉴스
과거와 달리 환자들이 접할 수 있는 의료정보는 늘었다.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나 언론이 적극적으로 실어 나르기 때문. 이제 환자들은 인터넷의 의료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보거나 건강에 좋다는 방법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몸의 이상이 질환의 신호임을 깨닫고 일찍 병원에 방문할 수 있다는 것. 조기진단은 완치의 열쇠다.
그런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잘못된 정보가 많아져서다. 개 구충제의 항암 효과가 대표적이다. 2019년 미국의 한 남성이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말기 암을 극복했다고 밝히면서 유명해졌지만 의학적 근거는 없었다. 대한의사협회와 식약처는 곧바로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는 근거가 없을뿐더러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유튜브 등에선 의료정보로 둔갑해 전달되고 있다. 실제 암 관련 정보를 다룬 유튜브 콘텐츠 중 30% 정도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코스 다양한 병, 올바른 정보가 건강 해친다?
잘못된 정보가 아니어도 의료정보가 나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일은 늘 어렵다. 병은 단계가 있기 마련이다. 예컨대 만성콩팥병은 5단계로 나뉜다. 단계별로 대처법 역시 다르다. 그런데 인터넷의 정보는 만성콩팥병을 하나로 뭉뚱그린다. 자연스럽게 대처법도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호 교수는 “만성콩팥병 5단계 환자는 칼륨을 섭취하면 마비가 오기 때문에 제한하는 게 맞다”며 “문제는 인터넷이나 방송을 보고 칼륨이 필요한 2, 3단계 환자들이 칼륨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 내에 가장 많은 전해질인 칼륨이 부족해지면 구토, 설사에 이어 이상 심장 박동을 겪을 수 있다.
제아무리 정확하고 친절한 정보라도 본인의 건강 상태를 모르면 독이다. 이상호 교수는 “객관적인 차트가 없으면 의료정보를 가장 많이 아는 의사라고 할지라도 진단을 내릴 수 없다”며 “결국 중요한 건 의료정보를 많이 아는 게 아니라 의료정보를 잘 해석한 뒤 본인의 건강 상태에 적용하는 능력인 헬스리터러시”라고 말했다. 리터러시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에서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능력이다. 헬스리터러시는 ‘의료정보 문해력’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인터넷뱅킹처럼, 의료데이터 모아서 정보 해석·진단에 활용하는 PHR
이러한 토대에서 떠오르는 개념이 ‘PHR(Personal Health Record)’이다. PHR은 좁게는 ‘개인건강기록’을 뜻하는데 넓게는 본인의 의료데이터를 주도적으로 통합·관리하고 스스로 활용하거나 원하는 대상에게 제공하는 행위 등을 총칭한다. 인터넷뱅킹을 떠올리면 쉽다. 우리는 은행에 가지 않고도 계좌를 관리하며 공동인증서로 여러 금융행위를 수행한다. 마찬가지로 PHR은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여러 병의원에서 받은 진료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
핵심은 데이터다. PHR은 건강검진결과, 처방전, 처방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개인이 생활하면서 입력한 혈당, 혈압 등의 건강 지표(라이프로그)들이 더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차트는 본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의료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을 위한 데이터로 사용되거나 원격의료의 토대가 되는 등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지금까지 PHR을 활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병원 간 데이터 호환이나 온라인 보안 문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장애물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본인인증을 하면 처방약 정보와 건강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뱅킹처럼, 의료데이터 모아서 정보 해석·진단에 활용하는 PHR
이러한 토대에서 떠오르는 개념이 ‘PHR(Personal Health Record)’이다. PHR은 좁게는 ‘개인건강기록’을 뜻하는데 넓게는 본인의 의료데이터를 주도적으로 통합·관리하고 스스로 활용하거나 원하는 대상에게 제공하는 행위 등을 총칭한다. 인터넷뱅킹을 떠올리면 쉽다. 우리는 은행에 가지 않고도 계좌를 관리하며 공동인증서로 여러 금융행위를 수행한다. 마찬가지로 PHR은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여러 병의원에서 받은 진료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
핵심은 데이터다. PHR은 건강검진결과, 처방전, 처방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개인이 생활하면서 입력한 혈당, 혈압 등의 건강 지표(라이프로그)들이 더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차트는 본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의료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을 위한 데이터로 사용되거나 원격의료의 토대가 되는 등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지금까지 PHR을 활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병원 간 데이터 호환이나 온라인 보안 문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장애물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본인인증을 하면 처방약 정보와 건강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PHR 기반 앱 ‘리터러시M’, “의료행위 무게중심 병원에서 환자로…”
이상호 교수가 개발한 ‘리터러시M’이라는 앱도 PHR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건강검진결과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처방약 정보가 업로드 된다. 앱은 사용자의 PHR과 약에 대한 정보를 통합한 다음 환자에게 올바른 해석을 제시한다. 중복 투약하면 안 된다거나 특정 약물은 끝까지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앱에다 혈당, 혈압 등의 건강 지표를 입력할 수도 있다. 앱의 알고리즘은 입력된 데이터와 함께 건강검진결과와 처방약 정보를 분석한 다음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맞는 실천 정보를 제공한다. 이때 제공되는 정보는 의료진이 모두 일일이 검증한 것이다. 정확한 의료 정보가 환자의 건강 상태에 맞게 큐레이션 된다고 볼 수 있다.
신장내과 전문의인 이상호 교수는 잘못된 정보로 신장이 망가진 환자를 많이 봐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주체는 너무 적었다. 특히 신장은 관리만 잘 하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까웠다고 한다. 상황은 서서히 바뀌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점차 완화됐고 환자들이 스스로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나 이를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이상호 교수는 “지금까지의 의료행위가 병원과 의사 중심이었다면 PHR 기반 서비스들은 환자들이 주체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교수가 개발한 ‘리터러시M’이라는 앱도 PHR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건강검진결과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처방약 정보가 업로드 된다. 앱은 사용자의 PHR과 약에 대한 정보를 통합한 다음 환자에게 올바른 해석을 제시한다. 중복 투약하면 안 된다거나 특정 약물은 끝까지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앱에다 혈당, 혈압 등의 건강 지표를 입력할 수도 있다. 앱의 알고리즘은 입력된 데이터와 함께 건강검진결과와 처방약 정보를 분석한 다음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맞는 실천 정보를 제공한다. 이때 제공되는 정보는 의료진이 모두 일일이 검증한 것이다. 정확한 의료 정보가 환자의 건강 상태에 맞게 큐레이션 된다고 볼 수 있다.
신장내과 전문의인 이상호 교수는 잘못된 정보로 신장이 망가진 환자를 많이 봐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주체는 너무 적었다. 특히 신장은 관리만 잘 하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까웠다고 한다. 상황은 서서히 바뀌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점차 완화됐고 환자들이 스스로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나 이를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이상호 교수는 “지금까지의 의료행위가 병원과 의사 중심이었다면 PHR 기반 서비스들은 환자들이 주체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