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2000kcal 먹는데도 근육질… 호르몬에 비밀이 [잘.비.바]

대한비만학회 정보위원회 문효열 위원(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44편

▲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는 현역시절 하루 1만 2000kcal를 섭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일보DB


올림픽에서 20개가 넘는 메달을 획득한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의 현역시절 하루 식사에 해당되는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1만 2000kcal 정도 된다. 이는 일반 성인의 음식물 섭취 칼로리의 약 5배에 달한다. 이렇게 과다한 열량을 섭취하는 운동선수는 과체중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193cm 신장에 90kg의 정상적인 신체조성을 가지고 있다. 개인의 몸무게는 본인이 얼마나 에너지를 섭취하는가와 얼마나 섭취된 에너지를 소비하고 저장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는 몸의 세포들은 대사적 항상성(homeostasis)을 원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소비한 만큼 에너지를 보충하기를 원한다. 운동을 아무리 많이 해서 에너지를 소비해도 많이 먹으면 몸무게는 줄지 않는다.

우리 몸은 지속적인 신체활동에 참여한 후에는 식욕이 증가하고 많이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포만감과 허기짐의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들이 있다. 포만감을 야기하는 렙틴과 허기짐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이다.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식욕 억제 호르몬으로 우리 몸이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렙틴이 분비되며 충분히 먹었다는 신호를 보내 먹는 것을 멈추게 한다. 불규칙한 렙틴 분비는 식욕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위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위가 비었을 때 뇌를 자극하여 식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식사량이 많고 위가 상대적으로 큰 경우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더 오래 분비된다.

운동은 이러한 호르몬들에 영향을 준다. 단발성 운동을 했을 경우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올라간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운동 종류에 상관없이 12주 이상 신체활동에 참여하였을 때 혈중 그렐린 수준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단기간의 운동은 혈중 렙틴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장기간 운동에 참여한 경우 혈중 렙틴 수준을 줄이며, 이는 신체조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운동뿐만 아니라 섭취하는 음식의 양, 종류 그리고 식습관도 이러한 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인의 경우 렙틴은 식사 후 약 20분 후부터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 속도가 빠를 경우에는 몸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또한, 수면과 같은 생활 패턴은 그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 잠이 부족한 경우에 혈중 그렐린 분비량이 늘어나며 이는 식사 패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 몸은 움직이기 위해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신호가 잘 갖춰져 있다. 건강한 몸을 원한다면 잠시 여유를 갖고 지금 몸이 말하고 있는 이야기를 조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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