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99% 완치율 'C형간염 신약' 양강구도… 의사들의 선택은?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11/10 07:30
엡클루사vs마비렛, 치료기간, 가격 등 장단점 분명
사실상 애브비의 '마비렛' 독주체제였던 국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마비렛과 함께 세계 C형 간염 시장을 양분한 길리어드의 '엡클루사'가 11월 급여권에 진입한 것이다. 그간 국내 C형 간염 환자가 사용할 수 있었던 범유전자형(1, 2, 3, 4, 5, 6형) C형 간염 치료제는 '마비렛'뿐이었으나, 이제는 치료제 선택이 가능해졌다.
두 약 모두 완치율 95% 이상의 범유전자형 C형 간염 치료제이나 완전히 같은 약은 아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치료제는 우월을 가릴 수 있을까? 헬스조선은 간염 환자라면 누구나 아는 전국 대학병원 간염 명의 5인에게 엡클루사와 마비렛 중 '내 환자에게 사용하고 싶은 약'이 무엇인지 물었다. 인터뷰는 이해관계를 배제하기 위해 전원 익명으로 진행했다.
◇선택 가능할 땐 한국인 임상 자료 풍부한 마비렛
간염 명의 5인 전원은 적응증에 따라, 중등증 이상의 간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와 비대상성 간경변(복수, 유종, 황달, 정신신경증상 등 증상이 있는 중증 간부전)이 있는 C형 간염 환자에겐 엡클루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택이 가능한 상황에선 굳이 엡클루사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이들이 더 많았다. 마비렛은 중등증 이상의 간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 비대상성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엡클루사는 간 장애 중증도와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A 교수는 "국내에 엡클루사가 늦게 들어오다보니 마비렛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치료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두 약제는 실질적인 허가 시기는 비슷하며, 엡클루사가 마비렛보다 더 나은 약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새로운 약제를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특별히 엡클루사를 선택해야 할 근거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D 교수도 "두 약제의 효과는 비슷한데 마비렛의 국내 데이터가 더 풍부하기 때문에 엡클루사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로 말했다. 그는 "길리어드가 엡클루사 국내 허가, 급여 절차를 지연하는 동안 마비렛의 데이터는 충분히 축적됐기에 의사 입장에선 데이터가 확실한 약을 선택하고 싶다"라며, "엡클루사의 데이터가 어느정도 나오기 전까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 교수 역시 국내 데이터가 풍부하고, 처방 경험이 많은 마비렛을 좀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E 교수는 "다만 해외데이터는 엡클루사 와 마비렛이 비슷해 앞으로의 처방도 5:5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엡클루사, 가격 경쟁력 내세웠지만… "다른 고려사항 더 많아"
◇선택 가능할 땐 한국인 임상 자료 풍부한 마비렛
간염 명의 5인 전원은 적응증에 따라, 중등증 이상의 간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와 비대상성 간경변(복수, 유종, 황달, 정신신경증상 등 증상이 있는 중증 간부전)이 있는 C형 간염 환자에겐 엡클루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택이 가능한 상황에선 굳이 엡클루사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이들이 더 많았다. 마비렛은 중등증 이상의 간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 비대상성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엡클루사는 간 장애 중증도와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A 교수는 "국내에 엡클루사가 늦게 들어오다보니 마비렛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치료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두 약제는 실질적인 허가 시기는 비슷하며, 엡클루사가 마비렛보다 더 나은 약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새로운 약제를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특별히 엡클루사를 선택해야 할 근거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D 교수도 "두 약제의 효과는 비슷한데 마비렛의 국내 데이터가 더 풍부하기 때문에 엡클루사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로 말했다. 그는 "길리어드가 엡클루사 국내 허가, 급여 절차를 지연하는 동안 마비렛의 데이터는 충분히 축적됐기에 의사 입장에선 데이터가 확실한 약을 선택하고 싶다"라며, "엡클루사의 데이터가 어느정도 나오기 전까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 교수 역시 국내 데이터가 풍부하고, 처방 경험이 많은 마비렛을 좀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E 교수는 "다만 해외데이터는 엡클루사 와 마비렛이 비슷해 앞으로의 처방도 5:5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엡클루사, 가격 경쟁력 내세웠지만… "다른 고려사항 더 많아"
마비렛과 엡클루사의 가장 큰 차이는 치료기간과 가격이다. 치료기간은 마비렛이 엡클루사보다 4주 더 짧고, 가격은 엡클루사가 100만원 이상 저렴하다. 그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 엡클루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으나, 명의의 선택은 달랐다.
D 교수는 "본인부담상한제 등의 제도를 이용하면 환자의 실제 본인 부담금은 크게 줄어 마비렛이나 엡클루사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연간 본인부담금 총액이 개인별 상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해 국민에 돌려주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소득 1분위인 F씨는 본인부담의료비가 545만원 발생해도, 2021년 기준 본인부담상한액이 81만원이므로 건보공단에서 438만원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
E 교수는 "사실상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B형 간염과 달리 C형 간염은 단기간 약 복용으로 완치가 가능해서인지 의외로 치료비용에 대한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완치율 향상을 위해선 가격보다 환자의 복약이행도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C 교수는 "C형 간염 치료제는 고가이다 보니 복약순응도가 좋은 편이기는 하나 복약순응도 향상을 위해선 환자의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라면 복용 개수가 적은 엡클루사를, 꾸준히 장기간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라면 치료기간이 짧은 마비렛을 처방하는 게 복약순응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비렛은 1일 1회 3정을 8주간, 엡클루사는 1일 1회 1정을 총 12주간 복용해야 한다.
A 교수는 "가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맞다"라며, "그러나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환자에겐 부담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물론 가격은 C형 간염 약제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가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B 교수는 "C형 간염 환자는 고령자라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치료 시기를 미루거나 더 저렴한 다른 약을 선택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라며, "처방할 때 가격은 중요한 고려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 의료 현장에선 마비렛 가격이 부담스러워 완치율이 더 낮은 '하보니'를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본인부담상한제가 있다 해도, 그 비용조차 부담스러운 이들이 있다. 마비렛 1정의 가격은 6만5014원이나 1회 3정을 복용해야 하기에 총 약제비(8주)는 1092만2352원이다. 엡클루사 1정은 11만7030원이나, 이 약은 1일 1회 1정만 복용해도 되기에 총 약제비(12주)는 983만0520원이다. 환자의 경제적 사정을 생각하면 100만원 이상의 치료비용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B 교수는 "기본적으로 적응증에 따른 처방을 하겠으나, 선택 가능한 상황이라면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마비렛-엡클루사 양분 시간문제…하보니는 완전 퇴출 전망
간염 명의들은 환자의 상황에 따라 처방은 달라지겠으나, 국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이 마비렛과 엡클루사로 이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재 우리나라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은 마비렛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엡클루사 급여화로 마비렛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E 교수는 "마비렛은 약물 특성상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에는 사용이 어려웠는데, 이들과 간 기능 저하자 등이 엡클루사를 사용하게 되면 치료제 시장 변화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C 교수도 "엡클루사를 써야만 하는 환자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가격 등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하는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라며, "세계 C형 간염 시장은 엡클루사와 마비렛의 비중이 비슷한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엡클루사의 등장은 길리어드의 또 다른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의 시장 퇴출 속도를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 교수는 "마비렛 등장 이후 하보니는 수년째 우리 병원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라며, "앱클루사가 하보니의 자리를 채울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D 교수는 "길리어드에서도 하보니의 경쟁력이 떨어져 퇴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엡클루사의 국내 허가·급여 시기를 조정하고, 약가도 엡클루사보다 낮게 책정했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보니가 완전히 퇴출당하면 엡클루사와 마비렛의 양분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하보니는 C형 간염 중 유전자형 1, 2, 4, 5, 6형에만 사용할 수 있고, 치료기간은 12주로 길다. 그 때문에 마비렛을 사용할 수 없는 일부 환자에게만 처방되고 있어, 하보니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D 교수는 "본인부담상한제 등의 제도를 이용하면 환자의 실제 본인 부담금은 크게 줄어 마비렛이나 엡클루사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연간 본인부담금 총액이 개인별 상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해 국민에 돌려주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소득 1분위인 F씨는 본인부담의료비가 545만원 발생해도, 2021년 기준 본인부담상한액이 81만원이므로 건보공단에서 438만원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
E 교수는 "사실상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B형 간염과 달리 C형 간염은 단기간 약 복용으로 완치가 가능해서인지 의외로 치료비용에 대한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완치율 향상을 위해선 가격보다 환자의 복약이행도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C 교수는 "C형 간염 치료제는 고가이다 보니 복약순응도가 좋은 편이기는 하나 복약순응도 향상을 위해선 환자의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라면 복용 개수가 적은 엡클루사를, 꾸준히 장기간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라면 치료기간이 짧은 마비렛을 처방하는 게 복약순응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비렛은 1일 1회 3정을 8주간, 엡클루사는 1일 1회 1정을 총 12주간 복용해야 한다.
A 교수는 "가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맞다"라며, "그러나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환자에겐 부담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물론 가격은 C형 간염 약제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가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B 교수는 "C형 간염 환자는 고령자라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치료 시기를 미루거나 더 저렴한 다른 약을 선택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라며, "처방할 때 가격은 중요한 고려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 의료 현장에선 마비렛 가격이 부담스러워 완치율이 더 낮은 '하보니'를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본인부담상한제가 있다 해도, 그 비용조차 부담스러운 이들이 있다. 마비렛 1정의 가격은 6만5014원이나 1회 3정을 복용해야 하기에 총 약제비(8주)는 1092만2352원이다. 엡클루사 1정은 11만7030원이나, 이 약은 1일 1회 1정만 복용해도 되기에 총 약제비(12주)는 983만0520원이다. 환자의 경제적 사정을 생각하면 100만원 이상의 치료비용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B 교수는 "기본적으로 적응증에 따른 처방을 하겠으나, 선택 가능한 상황이라면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마비렛-엡클루사 양분 시간문제…하보니는 완전 퇴출 전망
간염 명의들은 환자의 상황에 따라 처방은 달라지겠으나, 국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이 마비렛과 엡클루사로 이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재 우리나라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은 마비렛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엡클루사 급여화로 마비렛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E 교수는 "마비렛은 약물 특성상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에는 사용이 어려웠는데, 이들과 간 기능 저하자 등이 엡클루사를 사용하게 되면 치료제 시장 변화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C 교수도 "엡클루사를 써야만 하는 환자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가격 등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하는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라며, "세계 C형 간염 시장은 엡클루사와 마비렛의 비중이 비슷한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엡클루사의 등장은 길리어드의 또 다른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의 시장 퇴출 속도를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 교수는 "마비렛 등장 이후 하보니는 수년째 우리 병원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라며, "앱클루사가 하보니의 자리를 채울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D 교수는 "길리어드에서도 하보니의 경쟁력이 떨어져 퇴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엡클루사의 국내 허가·급여 시기를 조정하고, 약가도 엡클루사보다 낮게 책정했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보니가 완전히 퇴출당하면 엡클루사와 마비렛의 양분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하보니는 C형 간염 중 유전자형 1, 2, 4, 5, 6형에만 사용할 수 있고, 치료기간은 12주로 길다. 그 때문에 마비렛을 사용할 수 없는 일부 환자에게만 처방되고 있어, 하보니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