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아이가 이태원 참사에 관해 묻는다… 어떻게 답할까?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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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이태원 참사에 관한 정보를 숨기지 말고, 사고에 대해 아이와 대화를 나눠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들은 자라나며 이런저런 불행을 접하게 된다. 지난 핼러윈에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 소식도 그중 하나다. ‘질병’ ‘자연재해’ 등을 다룬 만화책을 본 아이가 ‘병이 무섭다’며 불안해한다는 식의 고민 글이 맘카페에 종종 올라오기도 한다. 아이의 불안감, 부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고에 관한 객관적 사실 알려준 후, 극복·교훈에 초점 맞춰 대화
어른들이 대화하는 걸 어깨너머로 듣든, 텔레비전·소셜미디어로 접하든, 아이들도 이태원 참사에 대해 어떻게든 알게 된다. 비극적인 사고래서 아이에게 무작정 숨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소용도 없다. 미국 소아과학회에 의하면 아이가 타인이나 미디어를 통해 사고 관련 내용을 접하기 전에, 부모와 먼저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최선이다. ‘어떤 동네에서 사고가 일어나서 사람들이 다쳤대’라며 모호하게 말하고 넘기는 것으론 부족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게 일상적인 사고일 리 없단 건 아이들도 알기 때문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전달하라”며 “사건에 대해 아이가, 다른 친구들이, 양육자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자유롭게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은 세상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다듬어나가는 때다. 사고 소식을 접한 아이가 과도한 불안을 느끼거나 필요 이상의 호기심을 내비친다면 가치관을 바로잡아줘야 한다. 사건을 겪으며 사회가 얻은 교훈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하고, 경찰과 시민 등 사회 구성원들이 사건을 수습하려 노력 중이라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사건은 사실 관계 위주로 언급하되, 극복과 치유에 초점을 맞춰 대화하는 게 핵심이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사건 현장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을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길 권고한다.


◇걱정 많은 아이일수록, 부모가 아이 '눈높이' 잘 맞춰야
‘질병’이나 ‘사고’에 관한 정보를 접한 것을 계기로 아이의 잠재적 취약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대부분 아이들은 사고·질병·자연 재해·전쟁 등의 소재를 만화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것만으로 불안해하진 않는다. 신의진 교수는 “질병에 관한 만화책을 보고서 병을 무서워하거나, 사고 소식을 접한 후에 불안감을 느낄 정도면 타고나길 걱정에 취약한 아이”라며 “이런 기질은 일찍 발견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불안에 취약한지 몰라 불안을 다루는 방법을 제때 터득하지 못하면, 나중엔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을 앓게 될 수 있어서다.

아이가 느끼는 불안에 관해 대화하려면, 부모가 아이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사고에 관한 특정 정보를 왜 궁금해하는지 ▲아이의 불안감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다. 자녀와 소통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면 심리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신의진 교수는 “양육자가 자신의 아이를 더 이해하고 소통하려고 노력하든 전문가의 도움을 받든, 내면의 불안감을 다스리는 방법을 아이가 배울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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