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소화제, 효과 없는 것 같은 이유 [이게뭐약]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베아제, 훼스탈 모두 소화효소제, 증상 따라 다른 약 선택 못해

▲ 대웅제약 ‘베아제’/대웅제약 제공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답답하면 소화제를 찾는다. 소화제가 필요한 상황, 즉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정부에서도 대웅제약 ‘베아제’·‘닥터베아제’, 한독 ‘훼스탈골드’·‘훼스탈플러스’ 등 소화제 일반의약품 4종을 편의점에서 구매·복용할 수 있도록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해두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약들을 먹은 후에도 소화불량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약을 먹은 뒤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질 뿐 다시 소화불량이 재발·반복돼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편의점 소화제는 왜 효과가 없었을까?

◇소화제 종류 다양… ‘베아제’·‘훼스탈’은 소화효소제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소화제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소화효소제를 비롯해 위장운동조절제, 제산제, 이담제, 가스제거제 등도 소화불량 개선에 효과가 있는 약들이다.

베아제와 훼스탈은 모두 소화효소제다. 과식을 하거나 여러 원인에 의해 소화능력이 떨어지면 음식물을 분해하기 위해 필요한 소화액이 부족해지고 복통, 설사 등과 같은 증상이 생긴다. 이때 소화효소제를 먹으면 약에 함유된 성분들이 음식을 통해 섭취한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을 분해해 소화불량 개선에 도움이 된다. 주요 성분별로 보면 판크레아틴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지방을 모두 분해하며, 프로테아제, 셀룰라제는 각각 단백질, 섬유소를, 리파아제는 지방이 분해되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두 약에는 가스 제거에 도움이 되는 시메티콘,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는 우르소데옥시콜산 등이 들어있다.

◇먹은 음식 따라 다른 약 선택? “차이 미미해”
베아제와 훼스탈은 함량만 다를 뿐 주요 성분은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제품별로 성분과 성분별 함량이 다른 만큼 약을 선택할 때 먹었던 음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를 들어 지방 함량이 높은 기름진 음식을 먹고 소화가 안 된다면 리파아제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먹었던 음식을 따져야 할 정도로 두 약의 차이가 크진 않다고 설명한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수지솔약국 약사)은 “성분만 놓고 보면 두 약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함량은 미세한 차이로, 베아제, 훼스탈 모두 음식물 분해를 돕고 소화불량 증상을 개선하는 등 같은 역할을 하는 소화효소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많고 많은 소화불량 원인, 무턱대고 약만 먹으면 효과 없어
약 종류가 많고 성분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소화불량의 원인 또한 다양하다는 뜻이다. 지속·반복되는 소화불량을 편의점 소화제만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반대로 당장 병원에 갈 수 없을 만큼 몸이 안 좋아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먹을 수는 있지만, 매번 소화가 안 되고 약을 먹은 뒤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치료해야 한다. 실제 소화불량이 발생하는 원인에는 위염, 위궤양, 위경련, 신경 이상, 위장관운동기능저하 등 병원 진료·치료가 필요한 질환들도 많다.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승한 교수는 “소화효소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면 아무리 소화효소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다”며 “소화불량이 만성적으로 지속되거나 심한 복통, 구토 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면 병원을 방문해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장 병원을 찾지 않아도 편의점 소화제만으로 버티려는 생각은 금물이다. 소화불량이 지속·반복되면 일단 약국을 찾아 구체적인 증상을 이야기하고 더 적합한 약을 구매·복용해야 한다. 편의점에서는 소화효소제 외에 다른 소화제는 구매할 수 없고, 그 마저도 성분이 비슷하다. 오인석 약사는 “소화불량이 발생한 원인에 따라서는 소화효소제가 아닌 제산제, 위장운동조절제 등을 복용하거나 여러 성분이 함께 들어간 약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며 “원인과 관계없는 약을 계속 먹으면 효과를 보지 못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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