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인공와우 비용·인식 탓, 보급률 낮아 환자를 위한 현실적인 급여 지원 절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8/31 08:59
전문의에게 묻다_ 오승하 서울대병원 교수
"보급률이 높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크게 비용과 수술에 대한 인식을 꼽을 수 있다. 기기가 비싸고 후속 관리도 중요해 급여 지원 없이는 수술받기 어려운데, 의학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대상과 실제로 국가에서 급여 지원을 해주는 대상 사이 괴리가 있다. 또한, 뇌 수술이라 위험하다는 등 잘못된 인식으로 수술을 기피하기도 한다. 인공와우 수술은 뇌가 아닌 달팽이관을 인공으로 대체하는 수술로,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
―급여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가?
"2세 미만은 양측 심도(90㏈) 이상 난청으로 최소 3개월 이상 보청기 착용에도 청각기능 발달에 진전이 없을 때, 19세까지는 양측 고도(70㏈) 이상난청이면서 보청기 착용과 집중교육에도 언어능력이 발달하지 않을 때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아는 말을 배워야 하므로 비대칭형 난청이라도 나쁜 쪽에 인공와우 수술을 우선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지원받으려면 양이 모두 고도 난청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19세 이상 성인도 양측 고도 난청이면서 문장 언어 평가가 50% 이하라면 급여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만, 성인은 양이 중 하나만 지원된다. 적어도 새로운 일을 찾을 나이대에는 양쪽을 지원해줬으면 한다. 양이로 듣는 능력은 사회생활 적응에 상당한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외부장치 급여 지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
"우리나라에선 교체를 딱 한 번 지원해준다. 기능 문제를 떠나 기존 제품이 단종돼 수리가 불가능하거나 파손·분실했을 때도 1회 지원을 받았다면 모든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보통 보험을 지원해주는 다른 나라는 5년에 한 번씩 바꿔준다. 다행히 보건복지부에서 이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공와우 수술의 부정적 이미지에 사회적 인식도 기여했다고 보는가?
"난청 환자는 청각 재활기기를 사용하면 눈에 띄는 핸디캡을 갖게 된다. 안경과 달리 귀에 착용하는 기기는 아직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선천성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듣고 말하는 소통이 가능해지는데도 아직 청각장애인과 수화 사용인을 동일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수화를 쓰는 사람은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각장애인의 4%에 불과하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적 인식도 정책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학교 선생님을 대상으로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왜,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을 교육하면 청각장애인 아이들의 교육권을 훨씬 신장할 수 있다. 또한, 동료 학생들이 청각장애를 바라보는 시선도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배우면 개선할 수 있다. 청각전문가, 환자와 보호자, 정책을 수립하는 관계자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논의체가 생겨 체계적으로 인식이 바뀌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