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인공와우 이식 수술 '실패 0'… 청력 보존율 83.1%로 압도적 수준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10/20 09:33
헬스 특진실_아주대병원 난청센터
손상된 와우, 인공으로 대체
고도의 술기·경험 필요해
20년간 수술 500건 달성
이식 후 만족도 높이려면 언어치료·기기 점검 중요
청각사·전정기능사 등 과정별 전문가 지속 관리
난청, 치매까지 부르는 병 고령층도 적극적 치료를
◇수술 성공률 98.8%… 최근 10년간 실패 無
인공와우 이식 수술은 난청 환자의 손상된 와우를 인공와우로 이식·대체하는 치료법이다. 수술을 통해 인공와우를 이식할 경우, 달팽이관에 삽입된 전극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 손상된 청력을 회복시킨다. 청력 손실이 심해 보청기로도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고도 난청 환자에게 주로 시행되며, 일상생활이 힘든 수준의 심한 이명 환자 또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 과정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약 5% 정도가 합병증을 겪을 수 있고 기기 또한 고가(약 2240만원)인 만큼 반드시 고도의 수술 기술과 노하우가 동반돼야 한다.
지난 20년간 아주난청센터의 인공와우 이식 수술 성공률은 98.8%(494건)에 달한다. 6건의 실패 사례 역시 수술 시행 초기 발생한 피부 감염이 대부분으로, 추후 재수술로 치유됐다. 수술 기술이 발달한 최근 10년 사이에는 수술 실패 사례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잔존청력 보존율이 83.1%에 달하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잔존청력 보존이란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음향적 외상과 기계적 손상, 내이 세균 감염, 이물 반응 등으로부터 환자의 잔존 청력을 지켜내는 것으로, 수술 대상이 확대될수록 그 중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정연훈 교수는 "잔존청력을 잘 보존할수록 수술 후 환자가 듣게 되는 소리의 질(음질) 또한 좋아질 수 있다"며 "아주난청센터의 잔존청력 보존율은 83.1%로, 전 세계 평균(40~50%)을 크게 웃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위해서는 수술 후 언어치료와 기기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후속 관리가 미흡할 경우, 수술 결과와 상관없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아주난청센터에서는 각 과정에 필요한 전문가들이 수술 후 모든 환자를 직접 치료·관리하고 있다. 지난 20년 간 시행된 수술 500건에 대한 세부 자료 또한 모두 보관하고 있어,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담당 의료진이 바뀌어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 과정을 밟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어지럼증을 동시 관리하기 위해 모든 인공와우 이식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후 평형기능 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수술 1년 후 언어평가 참여율 80.4%, 3년 이상 참여율 52.7%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정연훈 교수는 "인공와우는 이식 후에도 언어치료와 함께 기기 검사·관리를 지속해야 한다"며 "첫 수술 당시부터 수술 후 치료·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결과, 장기간 높은 참여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삶의 질 떨어뜨리는 난청… 치료 포기 말아야"
난청은 단순히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난청으로 인한 의사소통 단절은 사회로부터 고립·단절의 원인이 되며, 언어·사회성 저하,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인성 난청의 경우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연령과 관계없이 난청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아주난청센터 역시 아주대병원 치매센터와 연계해 ▲난청과 치매의 연관성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통한 치매 예방·증상 개선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노화성 난청 관련 약물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20년간 인공와우 관련 논문(19편) 또한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꾸준히 난청 치료법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실제 아주난청센터의 기초 임상연구비는 연 10억원 이상으로 전국 병원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정연훈 교수는 "다양한 방식의 치료법이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어떻게든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난청을 치료할 경우 청력 회복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고 동반된 여러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모든 환자들이 포기하지 말고 치료에 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