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다. 개중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도 있다. 이때, 초 단위의 판단과 행동이 삶과 죽음을 결정한다. 잘못된 정보, 빗나간 대처는 사망을 부른다. 가장 먼저 할 일은 119 연락이다. 구조를 요청한 뒤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을 활용해 생존율을 높일 방법들이 있다. [살아남기] 시리즈에 주목해주시길.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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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에 맞은 사람을 발견하면 재빠르게 안전한 장소로 옮긴 뒤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사진=조선DB
지난해 우리나라의 하늘에선 12만4447회의 낙뢰가 내리쳤다. 2020년보다 51% 증가한 수치다. 최근 10년 평균(11만6000회)으로 봐도 약 8% 많았다. 전세계적으로 낙뢰가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적란운이 자주 형성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약 1800만번의 낙뢰가 내리쳤다. 2500명 이상이 낙뢰를 맞아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09~2018년 낙뢰로 46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주로​ 6~8월에 집중됐다.

‘벼락 맞을 놈’이라는 표현은 삼가는 게 좋겠다. 낙뢰는 적란운 속 음전하, 양전하의 불균형으로 인해 전류가 땅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방전하는 현상이다. 속도는 빛의 1/10에 이를 정도로 빠르며 전압은 1억 볼트 이상이다. 또 낙뢰가 내리쳤던 곳은 태양 표면보다 4배나 뜨거운 2만 7천도에 달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낙뢰를 맞으면 80%는 즉사하고 20%는 살아남는다. 가정용 전압인 220볼트도 위험한데 낙뢰를 맞고서 살아날 수 있는 걸까?

낙뢰의 충격 유형은 다양하다. ▲뇌격전류가 직접 사람을 통해 땅으로 흐르는 직격뢰 ▲주변의 나무나 사람이 지닌 물체를 통해 사람에게 흐르는 측면방전 ▲땅에 흐르던 뇌격전류가 양발 사이 전압차에 의해 사람에게 흐르는 보폭전압 등이다. 낙뢰에 의한 순간적인 열이 주변 공기를 밀어내 발생하는 충격파도 있다.


낙뢰에 직접 맞았다면 살아날 확률은 희박하다. 한국전기연구원 주문노 센터장은 “낙뢰에 의한 전류가 수분이 많은 인체 내부로 흐르면 심장이 멈추면서 즉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운 좋게 비를 많이 맞았거나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면 전류가 피부로 흐를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전신 화상을 입거나 전류가 빠져나가면서 팔다리가 절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다수 낙뢰 사고는 전류가 주변 물체나 땅을 타고 사람에게 흐르는 감전사고다. 사고를 당한 사람은 심정지나 피부의 그을음을 보일 수 있지만 살릴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낙뢰 전류에 의한 감전사고를 당하면 흔히 심실성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심장 기능의 20~30%를 보완하는 심폐소생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구급대가 오기 전 의식을 회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감전될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낙뢰에 당한 사람은 전하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전류는 이미 땅으로 흘러간 뒤다. 그러므로 환자를 안전한 장소로 옮긴 뒤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만약 감전당한 사람이 겉으로 멀쩡해 보이거나 스스로 회복해도 병원엔 데려가야 한다. 양혁준 교수는 “전류가 혈관과 신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이는 낙뢰가 아니라 작업 중 가정용 전압에 감전당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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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높이라고 우산을 들고 있으면 낙뢰를 맞을 확률이 높다./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다른 사고처럼 낙뢰 사고도 예방이 최선이다. 높은 건 무조건 위험하다. 높은 지대는 물론 우산, 골프채 등을 높이 드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전기환경연구센터의 실험 결과, 낙뢰는 우산을 머리 위로 들고 있는 마네킹 등 조금이라도 지면에서 더 높은 곳에 내리치는 경향을 보였다. 길고 뾰족한 물품은 높이 들지 않고 나무나 전봇대 옆도 피한다. 낙뢰 사고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내로 들어가는 것이다. 자동차 안도 안전하다. 주문노 센터장은 “자동차에 낙뢰가 떨어졌다면 부도체인 내부가 아니라 전도체인 외부와 타이어를 통해 땅으로 흘러들어간다”고 말했다.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