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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김밥이 식중독 유발? 문제는 국민 식품 ‘이것’인데…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7/07 07:45
살모넬라 식중독 77%가 달걀 때문
◇달걀, 살모넬라 식중독 감염 원인의 77% 차지
살모넬라균이 사람 몸에 침투하는 주요 통로는 달걀이다. 실제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모두 6838명의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가 보고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77%(45257명)는 달걀 또는 지단이 포함된 음식을 먹고 감염됐다. 달걀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
사실 달걀은 처음부터 살모넬라균 오염에 취약하다. 닭이 살모넬라균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앙대 식품공학부 하상도 교수는 “닭과 같은 가금류의 장은 구조상 맹장이 길고 다른 세균이 많지 않다는 특성 때문에 살모넬라균이 서식하기 좋은 곳”이라며 “유통 과정에서 세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닭의 분변에 묻어 있던 살모넬라균이 달걀로 옮겨간 뒤 다른 달걀에까지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단 형태로 오래 방치, 충분히 익히지 않기도…
살모넬라균은 토양은 물론 수중 어디에서나 서식하기 때문에 원천 차단이 어렵다. 생명체 내부에서만 증식하는 바이러스와 달리 세균은 조건만 갖춰지면 순식간에 증식한다. 특히 단백질을 좋아한다. 하상도 교수는 “세포 분열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건 단백질”이라며 “고단백 식품에 서식하는 살모넬라균은 여름철 실온에서는 20~30분 만에 분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달걀뿐만이 아니라 닭고기 등 육류나 수산물에서도 살모넬라균이 자주 검출되는 까닭이다.
다만 달걀은 반숙처럼 제대로 익혀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김밥과 같은 음식을 만들 땐 지단 형태로 잠시 보관된다. 게다가 많이 먹는다. 2016년 한해 우리나라 달걀 생산·소비량은 약 135억5600만개였다. 1인으로 환산하면 연간 268개의 달걀을 먹는 셈. 달걀이 포함된 음식까지 합산하면 섭취량은 훨씬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달걀은 살모넬라 식중독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껍질에 닭 분변 묻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살모넬라균에 노출됐다고 모두가 식중독에 걸리는 건 아니다. 통상 개체수가 102개를 넘어가면 감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단순한 설사로 지나갈 수 있는가 하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소아는 식중독이나 패혈증을 겪을 수도 있다. 세균 개체 수가 몇인지, 내 면역력이 어떤지 알 길은 없다. 보관 및 조리 환경을 관리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하다. 60도에서 20분, 70도에서는 3분만 가열해도 대부분 사멸한다. 또 낮은 온도에서는 잘 증식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실험 결과 살모넬라균 수는 25도에서 증식했을 때 냉장온도인 4도일 때보다 4시간 후 3.8배, 12시간 이후 14배 많았다. 그러나 냉장보관을 맹신할 것도 아닌 셈이다. 증식이 억제될 뿐이지 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교차오염 예방이다. 먼저 달걀은 껍데기만 만졌더라도 손을 씻는다. 바로 먹는 채소 등과 직접 닿지 않도록 보관하고 도마, 칼은 구분해서 사용한다. 어차피 버릴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경 쓰지 않는 위생장갑, 키친타월 등도 자주 교체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