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뜨는 신약] 관절 손상 막고 통증 줄였다… '건선성 관절염' 특화약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6/29 08:35
얀센 ‘트렘피어’… 5월부터 보험 적용도
건선성 관절염은 흔한 '퇴행성 관절염'하고 다르다. 염증으로 인한 관절 손상이 급격히 진행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할 수 있으나 엄연히 다른 병이다. 건선성 관절염은 대부분 피부에 건선 증상이 발생한 이후에 관절염이 나타난다. 드물지만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이 동시에 발생하거나 관절염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도 있긴 있다.
염증은 지염(손발가락 관절염), 골부착염(힘줄이 뼈에 부착하는 부위의 염증), 손발톱 염증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손발가락 등 말초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면 손발가락이 퉁퉁 붓게 된다. 척추·무릎 같이 큰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심할 뿐 아니라 염증으로 손상된 관절은 다시 회복되지 않아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건선성 관절염 약 나와
수년 전부터 건선성 관절염에 쓰이는 약들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 약은 얀센의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 이 약은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대상은 성인 활동성 건선성 관절염 환자 중 항류마티스약제에 대한 반응이 적절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심한 환자다. 올 5월부터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트렘피어는 건선성 관절염 염증·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루킨 23(IL-23)'을 차단함으로써 관절염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이다. 현재 인터루킨23억제제 중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유일한 약이다.
◇X선 검사상 관절 손상 억제 확인
관절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워 방사선학적으로 경과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X선 검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트렘피어 3상 임상연구(DISCOVER-2)에 따르면 4주마다 또는 8주마다 트렘피어 투여 그룹을 살펴본 결과 X선 검사상 관절염 진행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4주 투여군에서는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억제 효과를 보였다.
X선 검사에서 관절염 진행 정도를 수치화한 점수인 '샤프-반 데어 헤이데(Sharp-van der Heijde, vdH-S)' 점수(낮을수록 진행이 적은 것을 의미)에서 트렘피어 투여 24주차 시점에서 샤프-반 데어 헤이데 점수 변화가 트렘피어 4주 투여군에서 0.29점, 8주 투여군에서 0.52점, 위약군에서 0.95점으로 나타났다. 4주 투여군에서 관절염 진행이 적었던 것이다.
◇척추 관절염 증상 개선 효과도
건선성 관절염은 다양한 관절에 발생하지만, 그 중에서도 척추에 발생하면 통증이 커서 환자가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느낀다. 트렘피어는 척추 관절염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시킨다. 척추 관절의 염증을 유발하는 ‘축 침범(뼈와 인대·힘줄 연결 부위에 염증, 요통 등 통증이 심함)’이 확인된 환자를 트렘피어 투여를 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트렘피어 투여 24주차 시점에서 대조군보다 2배 이상 향상된 축 증상 개선을 보였다.
척추 관절염 증상의 정도를 나타내는 BASDAI 점수 감소에서도 트렘피어군은 위약군 대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트렘피어 4주 및 8주 투여군에서는 24주차에 기저점 대비 2.7점이 감소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1.3점 감소에 그쳤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건선성 관절염의 일부 증상이 유사한 경우가 있으나, 각 질환별로 허가된 약제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제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렘피어는 3상 임상을 통해 방사선학적 진행 억제, 축 증상 개선 등을 확인한 인터루킨-23 억제제로 건선성 관절염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