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관절 무너뜨리는 건선… 동반 질환 주의를

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건선전문의에게 듣는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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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진료실에서 만나는 건선 환자들은 피부에 드러나는 증상 외에도 여러 종류의 증상과 2차적으로 나타나는 동반 질환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건선은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면역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며 발생하는 전신성 염증 질환이다. 이러한 질환 특성상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어 중증으로 발전하면 면역체계가 피부뿐 아니라 다른 조직까지 공격해 동반 질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건선의 대표적인 동반 질환이 바로 건선성 관절염이다. 건선성 관절염은 건선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관절염으로 척추나 말초관절(손가락 또는 발가락)등에 염증과 함께 건선과 관련된 피부 병변(주로 붉은 발진과 하얀 피부 각질세포)이 나타난다.

건선환자 중 약 11.2%가 관절염을 경험하는데 이 중 약 70%는 건선을 경험한 기간이 7~12년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건선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건선 외의 동반 질환 위험도 높아지는 것이다. 건선의 증상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과 더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특히 건선성 관절염은 조기에 치료되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 관절의 모양이 변형되거나, 손상된 관절이 회복되기 어려워진다. 심지어 관절의 변형과 손상이 영구적인 장애로 남는 경우도 있으며 통증도 만성화 될 수 있다. 적절한 치료시기와 방법을 놓친 후에야 진료실에서 환자를 마주할 때면 너무나도 안타깝다.

최근에는 효과적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건선에 동반되는 건선성 관절염까지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중 인터루킨-23억제 기전을 가진 치료제는 건선에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처음 치료 이후에는 두 달(8주)에 한 번씩만 투여해도 약효가 유지되어 환자들의 편의성도 높였다. 이러한 치료제들이 최근 건선성 관절염에도 사용 허가를 받아 진료 현장에서 치료 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3상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이 투여 후 24주 차에서 관절 증상, 피부 증상을 포함한 건선성 관절염 징후 및 증상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금까지 건선성 관절염에 사용된 치료법들의 효능을 비교하기 위해 약 26건의 임상연구와 62건의 문헌들을 네트워크 분석한 결과, 최근 건선성 관절염에도 사용 허가를 받은 건선 치료제가 ACR20 반응률(미국 류마티스학회(ACR)이 정한 류마티스성 관절염 증상 변화 척도)과 vdH-S 점수(손과 발의 방사선학적 변화를 나타내는 척도)에서 기존 치료법에 준하는 효능과 안전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건선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빠르게 피부과 검사를 시행해 보는 것이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동반 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첫 단추다. 건선을 치료하는 단계에서도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으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건선성 관절염 등 동반되는 질환의 발생을 막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우수한 치료법들이 등장했기에, 이제 건선이 발병한 후에도 충분한 건강관리와 증상조절 노력이 뒷받침 된다면, 일상생활을 누리는 데 어려움이 없게 됐다. 환자들의 치료 여정을 돕는 의료진의 한 사람으로서, 조금 더 많은 환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이 일상의 회복을 경험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