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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안 되고 가렵고… 장으로 들어온 '이것' 때문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5/31 19:00
장 점막 헐거워 독소 침투
이유없이 소화가 안되고, 배변이 어렵고, 피부가 가려운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새는 장 증후군'을 한번쯤은 의심해보자.
10여 년 전부터 소화기학계에 떠오르는 개념이 새는 장 증후군이다.
새는 장 증후군은 장 점막이 술, 가공식품, 항생제, 스트레스 등에 노출돼 장 점막이 헐거워지면서, 독소 등 유해물질이 몸 속으로 들어오면서 나타나는 이상 증상이다. 이 과정에서 생긴 염증과 내독소가 장→간→폐→뇌 등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질병까지 일으키는 것.
의료계는 전 국민의 10% 정도는 새는 장 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기능성소화불량증·과민성장증후군·아토피피부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의 절반 정도는 새는 장 증후군이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화도 새는 장 증후군과 연관된다. 술은 장 점막을 헐겁게 하는 물질로 새는 장 증후군을 악화시키며, 이로 인해 생긴 염증·내독소 등이 해독을 위해 간으로 가면 병이 생긴다.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도 대두되고 있다. 새는 장 증후군 탓에 우리 몸에 들어온 각종 유해물질을 제거하다 보면 면역세포가 이상 작용을 하게 된다. 즉 유해물질과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진 우리 몸의 조직을 공격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밖에 알레르기질환, 위장질환, 신경계질환 등을 일으킨다.
새는 장 증후군은 장 투과성을 측정해 검사한다. 장에서 흡수되는 영양소와 비슷한 분자 크기의 다당류 '만니톨'과, 이보다 10배가 커서 장내 흡수가 안 되는 '락툴로오스'를 섭취한 뒤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비율로 조사해 보는 검사다. 소변에 만니톨이 많고 락툴로오스가 적으면 새는 장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는 장 점막을 파괴시키는 나쁜 균을 없애고 장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먼저 가공식품, 술 등을 먹지 않고, 1~2주 동안 장에만 작용하는 항생제를 써 나쁜 균을 없앤다. 그리고 장 점막이 재생이 잘 되도록 영양 치료를 한다. 글루타민 성분은 헐거워진 장 점막을 재생시키고 락토페린 성분은 장내 나쁜 균의 증식을 막는다. 셀레늄, 비타민E 등의 항산화제는 염증을 막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