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로버트 할리 "세계 0.1% 희귀암 앓아"… 어떤 질환이길래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김소연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2/05/20 14:32
필로폰 투약으로 자숙해온 방송인 로버트 할리(63)가 희귀 암과 싸우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9일,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로버트 할리는 신경암인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MPNST)'을 앓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그는 2년 전 뇌신경 마비로 병원을 찾았다가 치료 도중 온몸이 붓는 부작용을 겪었다. 그는 "온몸이 부었다. 배도 두 배, 다리도 두 배가 됐다. 다리에 가라앉지 않은 염증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악성종양이 신경에 붙었다"며 "MPNST(말초 신경초 종양)이라는 신경암이다. 세계에서 0.1% 밖에 없는 희귀암"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절제 수술을 받은 후 재활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 20~50대 사이 발병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은 말 그대로 말초신경에 발생한 신경초 종양으로 암의 일종이다. 신경초 종양은 우리 몸의 각 부위로 이어지는 신경들을 둘러싸서 받혀주는 신경초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의미한다. 주로 20~50대 사이에 발생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은 육종의 일종으로 근육, 지방, 힘줄, 인대, 림프 및 혈관, 신경 등과 같은 신체의 연조직에서 자란다. 육종은 뼈, 근육, 지방 등의 조직에서 발생한다.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은 육종 중에서도 매우 희귀한 편으로, 육종 사례의 5~10%를 차지한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제1형 신경섬유종증 환자에게서 발병 확률이 높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 환자 중 약 25~50%가 신경 섬유종증 환자다.
◇부종·저림 유발…전이 빨라 절제 수술해야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의 증상은 부종과 저림이 대표적이다. 로버트 할리 역시 팔과 다리의 부종을 심하게 겪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은 팔다리에 부종이 발생할 수 있고, 보통 커다란 통증은 없다. 걸을 때 절게 되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저림 증상은 종양이 커지면서 주변 근육이 압박돼 생긴다.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은 큰 통증이 없어 암인 줄 모르고 방치하다가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악성 말초 신경초종양은 주위 조직으로 전이되는 속도가 빨라 다른 부위에 전이되기 전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악성 말초 신경초 종양은 MRI, 전신 뼈 스캔 등의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감마나이프 수술과 같은 방사선 수술, 외과적 절제술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외과적 절제술을 통해 치료하나, 환자가 고령이거나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