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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남긴 상처… 주민들 ‘이 질환’ 위험 높아진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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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지역 인근에 거주 중인 주민들의 뇌종양, 폐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후 변화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산불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해외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며 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산불은 생활터전을 빼앗을 뿐 아니라, 대기와 수중, 토양 등 환경을 오염시키고 발암 물질을 방출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된다. 일부 오염물질은 산불이 진화되면 정상 농도로 돌아오지만, 중금속과 탄화수소를 비롯한 다른 화학 물질은 오랜 기간 남을 수 있다. 이는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산불에 노출된 사람의 폐암·뇌종양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팀은 ‘캐나다 인구 조사 보건·환경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캐나다 성인의 암 발병률과 사망률을 분석했다. 연구는 총 2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최근 이민자와 25세미만, 90세 이상 성인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산불 피해 여부는 거주지 반경 20km 또는 50km 이내에 산불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구분했다.

연구결과, 지난 10년 동안 산불이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50km 이내에 거주한 사람들은 이보다 멀리 사는 사람들보다 뇌종양 발병률이 10%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폐암 발병률은 4.9% 높게 나타났다. 범위를 피해 지역 반경 20km로 줄였을 때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다만 혈액암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산불로 인해 방출되는 많은 오염 물질이 인체 발암 물질로 알려진 만큼,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불이 대부분 비슷한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발암성 산불 오염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진행한 Scott Weichenthal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불 피해 지역과 가깝게 사는 것이 특정 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유해한 환경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은 불이 진화된 뒤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랜싯 지구 건강(The Lancet Planetary Health)’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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