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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벽 두꺼워진 '비후성심근증', 심부전 위험 간편하게 예측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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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심근증 모식도/서울대병원 제공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심부전 위험을 간편하게 예측할 방법을 찾았다.

운동선수의 급사를 일으키기로 유명한 비후성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유전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전 세계인구 200명 당 1명꼴로 흔하게 발견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이 질환이 있으면 특히 말기 심부전(end-stage heart failure)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부전은 심장의 수축·이완에 문제가 생겨 혈액을 신체에 제대로 공급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경우 심장벽이 두껍고 뻣뻣해지며 잘 늘어나지 못해 좌심실의 이완기능이 떨어져 심부전이 발생하기 쉽다.

지금까지 비후성심근증 환자가 심부전 위험을 예측하려면 좌심실 이완기능을 측정해야 했다. 하지만 이 기능을 평가하는 비침습적인 방법이 정립되지 않아 침습적인 심도자술(국소 마취 후 혈관을 통해서 카테터를 심장 내부로 넣어 시행하는 검사)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그동안 환자들의 부담이 컸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현정 교수 연구팀은 심장초음파 검사로 측정 가능한 ‘좌심방변형률’에 주목했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좌심실 이완 기능이 저하된다고 다른 심장질환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비후성심근증 환자 414명의 심장초음파를 분석해 좌심방변형률과 좌심실 이완 기능을 측정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평균 좌심방변형률은 23%로 정상인 평균(35%)에 비해 낮았다. 좌심방변형률이 낮은 환자일수록 좌심실 이완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장벽의 두께가 두껍고, 심장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 범위도 넓었다.

또한, 연구팀은 좌심방변형률에 따른 심부전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이때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심장 이완기능 장애 정도에 따라 ▲정상(35% 이상) ▲1등급(24%~35%) ▲2등급(19%~24%) ▲3등급(19% 미만)으로 분류하고, 10년 무사고 생존율(10-year event-free survival)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정상 그룹의 심부전 관련 10년 무사고 생존율은 100%였다. 즉, 비후성심근증이 있더라도 좌심방변형률이 정상범위인 환자들은 10년간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사망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이완기능 장애 그룹의 10년 무사고 생존율은 1등급(24%~35%), 2등급(19%~24%), 3등급(19% 미만) 순서로 각각 91.6%, 84.1%, 67.5%였다. 좌심방변형률이 낮아질수록 심부전 발생 비율도 증가한 것이다.

김형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좌심방변형률을 통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장 이완기능을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지표를 활용한다면 침습적인 심도자술 등 추가 검사를 받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심부전 예측이 가능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협회의 저명 학술지 ‘심혈관영상저널’(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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