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잘.비.바] 비만약보다 다이어트 보조제가 안전할까?
전근혜 대한비만학회 IT융합 대사증후군 치료위원회 (구미차병원)
입력 2022/04/28 07:15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16편
비만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 다이어트 보조제(체지방 감소를 위한 건강기능식품)를 복용한 적이 없는 환자를 찾기는 정말 어렵다. 식이 조절 및 운동은 힘들고 비만약을 시작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환자들에게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하거나 일반인의 체중감량 전∙후 비교 등의 광고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이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을 말하며 의약품이 아니다. 체지방 감소의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는 30종으로 대표적으로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녹차추출물, 시서스추출물 등이 있으며, 모두 생리 활성 기능 2등급 내지 3등급에 해당한다. 생리 활성 기능 1등급(‘~에 도움을 줌’)은 여러 임상 시험을 통해 기능을 인정받은 경우, 2등급(‘~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관련 임상 시험 또는 임상 연구가 하나라도 있는 경우, 3등급은 인체 적용 시험이 미흡한 경우를 뜻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효과를 주장하는 임상 시험 논문이 단 한 개라도 있다면 생리 활성 기능 2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대부분 전문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의약품 수준으로 기대하면서 부작용은 적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다이어트 보조제 부작용 현황'에 따르면 보고된 부작용은 2016년 90건에서 2017년 95건, 2018년 105건으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국내외 증례보고 등에 따르면 위장관계, 피부 관련 이상 반응부터 신기능 이상, 중증의 간부전에 이르는 심각한 위해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안전성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이 들어있나
요즘 체지방 감소를 위한 제품들의 성분을 보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원료들을 할 수 있는 한 모아 넣은 느낌이 든다.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고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며 배변활동을 돕고 다이어트로 인해 부족해지기 쉬운 각종 영양소까지 다 들어있다. 일부 제품은 배변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 이것저것 중복으로 들어가 있어 반복된 배변으로 인한 체중감량을 기대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의약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대부분 원료에 대한 인정일 뿐 완제품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어떻게 섞이는지에 따른 효과 및 부작용을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무턱대고 함량이 높은 것을 고르거나 한꺼번에 여러 종류를 섭취하는 경우 간, 신장기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둘째, 누가 먹나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개발된 식품이기 때문에 개인별로 특이한 생리적 반응 및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성분에 따라 혈당을 증가시키거나 과도하게 저하시킬 수 있고 혈압을 낮추거나 이뇨 작용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특정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원료들도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질병 유무에 따른 주의점이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 정보를 소비자가 알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의사에 의해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만약에 비해 대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체지방 감소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을 활용해 비교적 쉽고 편한 다이어트를 성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