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자폐인 '사고능력'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이해림 헬스조선 인턴기자

이미지

자폐인의 직관적 사고 능력에 결함이 있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계 자폐인의 날(4월 2일)'을 맞아 자폐에 대한 편견을 허물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바스대, 카디프대, 맨체스터대, 킹스 칼리지 런던대에서 진행한 합동 연구에 따르면, 자폐인과 일반인의 '직관적 사고' 및 '이성적 사고' 능력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인이 일반인보다 '이성적 사고' 능력은 뛰어나나 '직관적 사고' 능력에 결함이 있다는 게 기존의 정설이었으나, 이를 뒤집을 만한 연구가 등장한 것이다.

연구진은 자폐인과 일반인의 사고방식을 비교하기 위해 총 네 번의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 세 번의 연구에서는 자폐인의 성격 특성과 사고방식을 파악했고, 마지막 연구에서는 자폐인 200명과 일반인 200명의 사고력을 검사했다. 대상자들의 '직관적·자동적 사고'와 '이성적·의식적 사고' 능력을 자기보고(self-reported) 방식으로 재고, 일반적 인지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식이었다.

연구 결과, 검사 참여자의 주관적 인식이 반영되는 자기보고 검사에선 자폐인의 '직관적 사고' 능력이 일반인보다 낮게 나왔지만, 객관적 방식으로 측정한 인지능력 검사에서는 일반인과 자폐인의 '직관적 사고' 및 '이성적 사고' 능력 간에 자폐 탓이라고 할 만한 차이가 없었다. 편견과 달리 자폐인이라 해서 '직관적 사고' 능력이 뒤떨어지지도, '이성적 숙고' 능력이 더 뛰어나지도 않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바스대 심리학과 푸닛 샤 교수는 "지금까지 자폐에 관한 연구는 자폐인과 일반인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며 "차이에 대해 알 필요는 있지만, 자폐인과 일반인의 심리적 동질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샤 박사는 "차이에만 집중하면 자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생길 뿐 아니라 자폐인 자신도 왜곡된 자아상에 갇히게 돼, 자폐인이 더는 특정 방식으로 사고하지 않거나 특정 직업을 회피하게 된다"며 "자폐가 있든 없든 사고방식은 비슷하므로, 교육이나 직업 현장에서 자폐를 이유로 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정신병 임상과학 저널(Journal of Psychopathology and Clinical Science)' 131권에 게재될 예정이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