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결핵정책과 김유미 과장 인터뷰​

이미지
질병관리청 결핵정책과 김유미 과장/사진=질병관리청

아직도 유행이 한창인 코로나19 탓에 결핵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결핵 후진국’이다. 지난 24일 '결핵 예방의 날'을 맞아 질병관리청 결핵정책과 김유미 과장에게 현재 대한민국의 결핵 실태, 결핵 예방법 등에 대해 물었다.

-국내 결핵 환자 발생 추이는 어떤가?
국내 결핵 신규 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우선 2021년 우리나라 신규 결핵 환자 수는 1만8335명으로 2020년(1만9933명) 대비 8% 감소했다. 신규 결핵환자 수는 2000년 결핵 감시체계 운영 이래 2011년 정점(3만9557명)을 기록한 후 연평균 7.4%씩 감소, 2021년에는 10년 전인 2011년 대비 54% 감소했다. 사망자 수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0년 결핵 사망자 수는 1356명으로 2019년(1610명) 대비 15.8% 줄었고, 2011년(2364명) 대비 43%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 국내 법정감염병 발생자 중 결핵 발생은 15%를 차지하고 있으나, 법정감염병 사망자 중에서는 74%를 차지하고 있다. 결핵이 우리나라 법정감염병 중 질병 부담이 크고 큰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감염병인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도 한국이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인가?
그렇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21년 '결핵 연례보고서(Global Tuberculosis Report 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38개국) 중 결핵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1996년 OECD 가입 이후 20년 넘게 결핵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중앙 및 지자체, 의료계, 학계 등과 협력해 2030년 결핵 퇴치 수준 달성(10만명당 결핵발생률 10명 이하)을 위한 결핵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결핵 후진국'이 된 이유는?
우리나라 고유 특성으로는 한국전쟁을 꼽을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한 빈곤과 열악한 환경은 많은 결핵 환자를 양산했고, 관리체계 부재로 치료를 받지 못한 수많은 환자를 통해 국민 대다수가 결핵균에 노출돼 잠복결핵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잠복결핵감염은 몸 안에 결핵균이 있으나 면역체계와 균형을 이뤄 균이 활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노화, 질병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활성화돼 약 10%는 결핵으로 진행된다. 한국전쟁 전후세대(1940~1950년대)가 고령화, 기저질환 동반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잠복결핵감염자가 결핵으로 이환되거나 새롭게 감염되면서 지역사회 전파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결핵 환자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2021년에는 전체 결핵의 51.3%를 차지하여 2명 중 1.03명에 해당한다. 또한 결핵의 특성상 공기를 통해 전파돼 통제가 어렵다는 점과 소아용 BCG 백신만으로는 성인 결핵을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이 국내 역학적 상황에 더해 우리나라에서 결핵이 지속되는 이유다.

-최근 국내 결핵 환자 수가 줄고 있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지난 2000년 후반부터 강화된 결핵 예방관리정책을 촘촘하게 추진해온 성과다. 그간 탄탄하게 마련된 결핵 관리체계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도 취약계층 대상 찾아가는 결핵 검진, 민간공공협력 결핵 관리, 결핵 검진·치료비 지원 등 필수적인 결핵 관리 기능 유지를 가능하게 했고, 그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영향이다. 코로나19는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유발했다고 본다. 긍정적 효과로는 모든 사람의 마스크 착용으로 결핵 감염 위험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일정 부분 신규 환자 감소에 기여했을 것으로 본다. 부정적 영향은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소 진료 기능 마비, 환자의 의료기관 방문 기피 등으로 환자 발견 지연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WHO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결핵 발생이 2022년에 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어 향후 1~2년의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결핵은 얼마나 치명적인 질환인가?
결핵은 꾸준히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사망원인 13위, 우리나라 사망원인 14위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기도 하다. 결핵이 다른 감염병에 비해 사망이 많은 이유는 치료 기간이 비교적 길고 복용해야 하는 약제가 많기 때문이다. 결핵균은 느리게 성장하는 특성과 단단한 구조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항생제가 작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결핵균에 효과적인 항결핵제를 사용하며, 꾸준한 복용을 해야만 결핵균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도에 복약을 포기하거나 불규칙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효과적이었던 항결핵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더 어려워지게 된다. 가장 효과적인 약제에 내성이 생기게 되면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도 많이 생기는 2차 약제를 복용해야 하므로 치료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결핵은 처음 치료할 때 꾸준히, 규칙적으로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약제 복용이 힘들거나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판단할 경우 자의적으로 중단하지 않고 의료진과 상의해 약제를 조절하면 완치에 이를 수 있다.

-결핵 의심 증상은 무엇인가? 코로나와 다른 점은?
결핵과 코로나19는 모두 호흡기 감염병으로 서로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기침, 발열, 호흡곤란, 두통, 흉통 등은 코로나19와 결핵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물론 결핵은 코로나19와 달리 증상이 긴 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지만,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그 차이를 감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기침을 포함해 호흡기 의심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결핵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결핵 치료는 잘 되는 편인가? 어떻게 진행되나?
결핵은 완치가 가능하다. 결핵 치료는 4개 이상의 항결핵제를 조합해 복용해야 하며 치료 기간은 짧게는 6개월 동안 이뤄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규칙적으로 약을 먹는 것이다. 다만 모든 약제가 그렇듯 항결핵제도 약제 부작용이 있고 또 오랜 기간 복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피부발진, 구역·구토, 관절통 등이 있는데, 이때 자의적으로 약 복용을 중단하지 않고 바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약제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치료 중간중간 결핵균이 가래 등에서 검출이 되는지 등의 검사를 반복적으로 진행하게 되고, 처방 약을 모두 먹고, 검사상 더 이상 결핵균이 검출되지 않으면 치료를 종료하게 된다.

-국내 잠복결핵 환자 수는?
우리나라는 결핵 환자 수가 많아 그만큼 결핵균에 노출돼 잠복결핵감염 상태에 있는 사람들도 많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표본)에서 잠복결핵감염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감염률은 33.2%이고 2017~2018년 의료기관 및 집단시설 종사자를 중심으로 실시한 결과는 집단별로 22.6%에서 34.5%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고연령과 결핵균과 접촉이 많은 군에서는 잠복 결핵 감염률은 아직도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잠복결핵감염 치료를 하면 잠복결핵감염자도 80% 이상 결핵을 예방할 수 있으며 국가에서 치료비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고 있다.

-결핵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뚜렷한 원인 없이 2주 이상 기침하면 결핵검사를 받는 것이다. 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이다. 결핵 조기발견을 위해 매년 흉부 X선 검사를 받는 것도 권장한다. 이 밖에 영양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결핵균은 열과 햇빛에 약하므로 자주 환기 시키는 것도 좋다. 올바른 기침 예절도 지켜야 한다. 기침, 재채기 할 때 휴지나 손수건은 필수이며, 없다면 옷 소매 위쪽으로 가려야 한다. 기침, 재채기 후에는 흐르는 물에 손을 씻어야 한다.

-국민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결핵 검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2주 이상 기침을 하거나 전염성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반드시 결핵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어 증상과 무관하게 매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잠복결핵감염 검진은 모든 사람이 받을 필요는 없지만 전염성 결핵 환자와 접촉했거나 결핵균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의료기관 종사자나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 집단시설 종사자는 검진을 받아야 하며, 양성인 경우 결핵 예방 치료를 받기를 권고한다. 예방 치료는 결핵을 8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더불어 결핵약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끊지 말고, 꾸준히 복용할 것을 강조하고 싶다.

가족구성원이나 자주 만나는 가까운 친지가 결핵으로 진단됐다면, 결핵이 발병할 위험이 일반인의 약 10배 가량으로 매우 높다. 반드시 결핵검사와 잠복결핵감염 검사를 받고, 필요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