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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중 땀 '뻘뻘'… 질환이라고?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3/29 08:30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때, 이마부터 인중까지 땀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줄줄 흐르는 사람이 있다. 이렇듯 과도하게 땀을 흘린다면 '미각다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미각다한증은 다한증의 일종으로 음식을 먹을 때 두피와 얼굴에 땀이 나는 질환이다. 온도나 감정 변화에 민감한 다한증과 달리, 미각에 반응한다. 주로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나타나지만, 사람에 따라 달거나 시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도 땀이 흐르는 미각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음식을 먹는 상상만으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이마, 두피, 콧등, 입 주변에 집중적으로 땀이 난다.
다한증은 땀 분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같은 맥락으로 미각다한증은 미각신경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보통 미각다한증은 ▲뇌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머리를 다친 적이 있거나 ▲대상포진에 걸린 적이 있거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등 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병한다. 환자의 25%는 특별한 원인 없이 가족력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드물지만, 평소에 음식을 먹어도 땀이 나지 않던 사람에게 갑자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미각다한증은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치료없이 방치했다고 악화하는 질환은 아니다. 너무 불편하다면 일차적인 완화법으로 증상을 유발하는 특정 음식을 피하는 회피 요법이 있다. 너무 다양한 음식에서 반응해, 실천하기 어렵다면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해 땀을 줄이는 약물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보톡스 주사 등의 시술로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지속 기간이 6개월 이내라는 한계가 있다. 다른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도록 하는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미각다한증은 땀이 보통 안면에 집중적으로 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적용하기 힘들다. 증상에 따라 구체적인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편,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일 수 있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해 땀을 낸다. 특히 맵거나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일수록 반응이 더 잘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