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머리 위 정원 가꾸듯… 탈모, 꾸준히 치료해야” [헬스조선 명의]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탈모 명의’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

  




30·40대 남자 둘 이상이 만나면 반드시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정치, 주식, 부동산, 그리고 ‘탈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증 환자는 2020년 기준 23만3000여명에 달한다. 남성이 약 13만3000명으로 57%를 차지했으며, 연령별로는 ▲30대 22.2% ▲40대 21.5% ▲20대 20.7%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탈모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일뿐, 실제 탈모 증상이 있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탈모 환자가 1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탈모를 겪으면서 탈모 치료나 예방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속설이 나돌곤 한다. 이는 탈모 치료에 대한 탈모 환자들의 간절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치료·예방법을 믿고 따르기보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하루라도 빨리 정확한 검사를 받고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탈모 명의’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를 만나 탈모 치료·예방법과 탈모 관련 다양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봤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탈모 유형은 어떻게 나뉘나?

탈모란 머리카락이 있어야 할 부위에 비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빠져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 머리카락을 만드는 모낭은 임신 9주차에 생긴 뒤 평생에 걸쳐 줄어들며, 보통 30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한다. 탈모는 모낭의 유지·파괴 여부에 따라 나뉘는데, 모낭 자체가 파괴된 흉터성 탈모증의 경우 뿌리가 없는 식물이 자라지 못하듯 회복이 어렵다. 반면 모낭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잘 관리하면 회복될 여지가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남성·여성형 탈모증, 원형 탈모증, 휴지기 탈모증 등이 후자에 속한다.

-국내 탈모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서양인의 경우 50대 남성 절반이 남성형 탈모를 겪고, 연령이 올라갈수록 발병률도 증가한다. 이와 달리 동양인은 50대에는 환자 수가 적지만 70·80대 들어 급격히 늘어난다. 초기에는 탈모가 천천히 진행되지만, 노년기에 가속화된다는 뜻이다. 국내 역시 수명이 늘고 점차 고령화되면서 탈모 환자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채식 위주였던 한국인의 식단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형태로 점차 서구화되는 등 식습관 변화를 비롯한 전반적인 생활습관 변화도 탈모 환자가 늘어나는 요인이 됐다.

-젊은 탈모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최근 사춘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형 탈모의 경우 대부분 사춘기로부터 10년 정도 지난 뒤 발생하는데, 이 시기가 점차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젊은 연령대에 과체중인 사람들이 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과체중과 비만은 탈모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실제 탈모 환자들을 진료해보면 치료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남성형 탈모의 경우 보통 20대 초중반부터 시작된다고 여기는데, 최근에는 12~13세 어린 환자들도 남성형 탈모 패턴을 보이곤 한다.

-유전이 가장 큰 원인인지?

전체 탈모증의 70~80%를 차지하는 남성형·여성형 탈모증을 기준으로 본다면, 탈모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가족력, 둘째 노화, 셋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이다. 그 중 유전이 가장 큰 원인이다. 탈모를 유발하는 유전자들은 우성 유전된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가족력이 있다면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어머니로부터 받는 X염색체상에 남성형탈모증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있어 모계 유전될 수도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족력이 한 쪽만 있는 경우보다 양쪽 모두 있는 경우에 탈모가 일찍 시작되고 더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는데?

실제로 백신을 접종하고 탈모가 생겨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있다. 백신을 맞은 뒤 면역 반응에 변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휴지기 탈모증으로, 뿌리(모낭)가 없어진 것이 아닌 머리카락의 성장기와 휴지기, 다시 성장기로 이어지는 과정에 변동이 생긴 것이다. 모발에는 본래 성장기와 휴지기가 있고 다시 성장기가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머리카락이 날 수 있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탈모 자가진단 방법은?

동양인의 머리카락은 대략 10만개 정도다. 90%는 성장 중이며 10%는 휴식 중이다. 휴식 중인 10%(1만개) 머리카락 중 1%, 즉 100개가 탈락하고 새로운 머리카락으로 교체·성장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래서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 100개를 탈모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다만 100개를 일일이 세기 어렵다보니, 이마 길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양쪽 귀의 시작점을 머리띠 그리 듯 선을 그린 뒤, M자 탈모 시작점과 선 사이 거리를 측정한다. 거리가 2cm 미만으로 좁혀졌다면 탈모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주기적으로 사진을 찍어 비교하거나 만져보면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가늘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탈모가 진행될 경우 모낭이 작아지고 피지선이 커지다보니 피지가 늘면서 머리카락에 유분이 많아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탈모 치료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

탈모 치료는 초기부터 가능한 일찍, 모낭이나 두피 상태가 정상적일 때 시작해야 한다. 다만 이 시기를 정확히 파악해 병원에 방문하기 쉽지 않으므로, 치료를 결심했다면 바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치료가 빠를수록 모낭 기능을 잘 살릴 수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예방 차원에서 약을 복용해도 될까?

일부 젊은 환자의 경우 예방을 위해 병원 진료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좀 더 기다려볼 것을 권한다. 가족, 형제라고 해도 탈모 진행은 개인차가 있다. 생활습관이 다르고 호르몬 환경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미리 약을 사용할 필요는 없으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다가 자가진단을 통해 탈모가 시작됐다고 의심될 때 가능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시작하면 된다.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들이 시행되는지?

일반적으로 머리카락 라인, 탈모 패턴을 보고 진단을 내린다. 이밖에 모발확대경이나 화상 분석을 통해 모발의 단위 면적 당 밀도, 굵기, 성장 속도, 휴지기 비율 등을 판단하기도 한다. 염증 여부와 흉터성 탈모를 감별하기 위해서는 조직 검사가 시행될 수도 있다. 검사를 통해 대한모발학회에서 정한 한국인 정상 모발 밀도와 굵기 평균값에서 벗어나면 탈모로 진단한다. 20·30대는 보통 1㎠(제곱센티미터) 당 180~220개 정도를 정상 범위로 보고, 굵기는 70마이크로미터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에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같은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가 있다. 이들 약은 탈모를 유발하는 DHT를 저하시키고 모발 생성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바르는 약의 경우 미녹시딜을 사용한다. 남성은 반감기를 고려해 미녹시딜 5%를 하루 두 번 바르고, 여성은 미녹시딜 2~3%를 바른다. 최근에는 미녹시딜 5%를 하루 한 번 바르는 용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하루 두 번씩 약을 바르도록 권장했을 때 1년 내내 권장사항을 지키는 비율이 10% 미만이었다. 그만큼 하루 두 번씩 약을 바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바르는 약은 초기 탈모에 효과가 있지만, 이미 진행됐다면 먹는 약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또한 먹는 약의 경우 머리 윗부분 탈모 치료에는 효과가 있는 반면, M자형 탈모가 진행되는 부분에는 효과가 약해 바르는 약을 함께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복용 후 언제쯤 효과가 나타나나?

탈모 치료는 ‘머리 위에 정원을 가꾸듯’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을 가꿀 때 꽃씨를 심고 물을 준다고 해서 곧바로 풀이 자라지 않으며, 꽃씨가 싹을 틔우려면 땅 속에서 힘을 축적해야 한다. 머리카락도 마찬가지다. 약을 복용하고 한 달 만에 머리카락이 수북하게 자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머리 깊숙이 위치한 모낭이 휴지기를 지나 성장기에 들어섰을 때 표면으로 머리카락이 나오기까지 약 두 달이 소요된다. 때문에 적어도 두 달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두 달이 지나 머리카락이 올라오면 한 달에 1cm정도씩 머리카락이 자란다. 이후 어느 정도 볼륨이 생기려면 최소 3~4cm 정도 더 자라야 한다. 처음 약 복용 후 머리카락이 올라오기까지 평균 두 달, 이후 약 3~4달, 총 6달 정도는 기다려야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5년 후, 10년 후 결과를 발표한 논문들을 보면 3~5년 정도 계속 좋아져 정점을 찍은 뒤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의 효과를 비교한다면?

먹는 약의 효과가 더 좋다. 바르는 약의 경우 피부를 투과해 뿌리까지 들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먹는 약은 혈류를 통해 몸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효과가 좋다. 한 가지 약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두 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있다.

-증상이 호전되면 약 복용을 중단해도 되나?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약을 먹으면 증상이 억제되고, 반대로 약 복용을 멈추면 증상이 다시 진행된다. 복용을 중단한다고 복용 전보다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처럼 탈모가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탈모 진행을 막고 50·60대에도 지금과 같은 모발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면 지속적으로 치료·관리해야 한다.




이미지

남성형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이 모낭세포를 공격해 모근이 가늘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전체 탈모증의 70~80%를 차지한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탈모 약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주로 남성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 그러나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는 말 그대로 효소 억제제며, 남성호르몬 억제제가 아니다. 남성호르몬 중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DHT로 변하도록 하는 효소가 ‘5알파 환원효소’고, 해당 효소의 기능을 억제하고 DHT가 생성되는 것을 막는 약물이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다. 오히려 해당 약물로 인해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올라가는 경우도 많다. 쉽게 말해 약을 먹으면 남성호르몬이 억제되는 것이 아닌, 남성호르몬 간 균형에 변동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우려 중 하나는 성욕 감퇴, 발기력 감소 등 성 기능 관련 문제들이다. 이 같은 문제들은 100명 당 1~2명, 1%에서 많게는 2% 정도 나타난다. 이외에 98~99%는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있어도 대부분 약 복용 초반 1~2개월 안에 사라진다. 남성호르몬 간 균형에 변동이 생겨 해당 증상들이 나타난 것인데, 시간이 지나 사람 몸이 변화된 남성호르몬 환경에 적응하면 증상이 해소된다. 증상이 지속된다고 해도 약 복용을 중단하면 회복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작용이 우려돼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것보다, 우선 치료를 시작한 뒤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량을 조절하거나 중단하는 것을 권한다.

-탈모 샴푸만 써도 효과를 볼 수 있나?

피부는 우리 몸의 보호막이며, 두피는 머리의 피부다. 외부 물질이 쉽게 통과할 수 없다. 또한 탈모 증상 완화 샴푸의 유효성분들은 대부분 세포 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된 것으로, 두피에 사용했을 때 투과하는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머리를 감는 습관만 보더라도, 약은 발라놓고 유지하지만, 샴푸는 거품을 낸 뒤 금방 씻어낸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씻겨나가고 많이 남아있지 않는다. 일정 부분 효과는 있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우므로, 약을 복용하면서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탈모 치료기도 효과가 있나?

탈모 치료기는 빛을 이용해 머리카락이 자라도록 모낭에 자극을 준다. 가시광선 영역 중 일부를 탈모 부위에 집중적으로 조사(照射)할 경우, 진피층까지 도달해 일정 부분 효과를 볼 수 있다. 효과는 바르는 약 정도거나 좀 더 낮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약과 함께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모발이식 수술이란?

앞머리와 뒤통수는 모낭의 기원이 다르다. 뒤통수 머리카락은 나이가 들어도 빠지지 않으며, 옮겨 심어도 이 같은 성질이 유지된다. 모발이식 수술은 이를 이용한 것으로, 절개술과 비절개술로 구분된다. 절개술은 선상으로 길게 절개한 뒤 이식하는 방식이며, 비절개술은 모낭을 하나씩 뽑아서 이식한다. 뒤통수에서 모낭을 채취한다는 원리는 같다. 절개술을 하면 한 번에 많은 모낭을 확보할 수 있지만, 선상에 흉터가 남는다. 비절개술의 경우 흉터가 남지 않는 대신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M자형 탈모를 가진 남성의 경우 앞머리 라인만 만들어도 외모적으로 큰 변화가 생기다보니, 수술 후 만족도가 매우 높다. 자신의 이미지와 관련된 수술이기 때문에 남성은 20대 중후반 정도, 탈모 패턴이 대략적으로 형성된 후에 수술 받는 것이 좋고, 여성의 경우 조금 일찍 수술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다른 사람의 모발, 또는 신체 다른 부위 털을 이식할 수도 있나?

다른 사람의 모발을 이식하는 것은 장기이식처럼 동종 이식을 해야 한다. 이식은 가능하지만, 이식 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최근 서울대병원 연구팀(권오상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자외선 전 처치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동종 이식에 성공했으나, 사람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상태다. 반면 다른 부위의 털을 이식하는 수술의 경우 이미 시행되고 있다. 해외 연구결과를 보면 눈썹, 속눈썹과 성장기가 비슷한 코털을 뽑아 이식한다. 또한 서양인의 경우 가슴털이 많다보니, 뒤통수 머리카락이 모자랄 때 가슴털을 채취·이식하기도 한다.

-최근 주목할 만한 치료법이 있다면?

원형 탈모증 치료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약제들이 나오고 있다. 원형 탈모증은 머리카락의 검은 성분에 대해 면역 반응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2% 정도에게 나타난다. 남성형 탈모증과 달리 현재까지 공인된 약제가 없었는데, 최근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된 ‘JAK억제제’라는 면역조절제가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매우 유의한 효과가 확인됐다. 미국 FDA 혁신신약으로도 지정됐으며, 연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해당 약이 시중에 나와서 사용된다면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환자들이 탈모 치료에 대한 보험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탈모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보험 적용을 희망한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새로 보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더 걷지 않는 이상 다른 분야에 사용되던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미용 목적이라는 이유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유형임에도 보험 적용을 받는 질환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탈모 예방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들이 있다면?

우선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가족력을 제외한 탈모의 환경적 원인에 대해 조사해보면 흡연과 과체중이 항상 지목된다. 체중이 늘면 탈모를 악화시키는 호르몬이 많이 나오고 탈모가 가속화될 수 있다. 지나치게 마른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적합한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두 번째는 식단 관리, 특히 항산화제나 항산화 성분이 많은 식품을 챙겨먹는 것이다.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노화를 늦추는 식품들을 먹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기저질환 관리다.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탈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빈혈에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고, 일정한 수면패턴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패턴 변동이 심하면 생체주기가 흐트러지면서 휴지기 탈모증이나 원형 탈모증이 발생·악화될 수 있다.

-탈모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리다. 탈모가 진행되면 회복되더라도 일단 변화가 있기 때문에, 상태가 좋을 때 잘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탈모에 좋다는 여러 방법들을 듣고 새로 시도하기보다, 흡연, 비만, 불규칙적인 수면 등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위험요인을 피하는 것이 더 쉽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잘 유지·관리한다면 20·30대 모발을 60대까지도 유지할 수 있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권오상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병원 피부과에서 안드로겐탈모증·원형탈모증·휴지기탈모증과 소아에서 발생하는 원형탈모증·선천성탈모증, 두피에 나타나는 지루성피부염·모낭염 등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으며, 모발이식 수술도 진행 중이다. 또한 대한피부연구학회 학술이사, 대한모발학회 학술이사·교육이사 등을 맡고 여러 피부·모발 관련 저서를 펴내는 등 학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권 교수는 보다 많은 환자들이 정확한 탈모 원인을 알고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현재는 모낭에 존재하는 상피줄기세포와 모낭유두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모낭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