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잘.비.바] 제로콜라는 많이 먹어도 되겠죠?
대한비만학회 임상영양위원회 김꽃핀 임상영양사(서울대병원
입력 2022/03/17 09:03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10편
직장인 최모씨(35)는 얼마 전 체중감량을 하기로 결심했다. 평소 당이 많은 탄산음료를 즐겨 마셨으나, 제로콜라에는 칼로리가 없다고 해 부담 없이 매일 3캔씩 마셨다. 하지만 체중은 거의 줄지 않고, 트림만 자꾸 나온다. 제로콜라, 많이 먹어도 괜찮은 걸까?
제로콜라, 제로사이다와 같이 칼로리가 없는 음료는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을 사용한다. 이것은 칼로리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는다. 하지만 인공감미료의 단맛이 식욕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음식의 섭취량이 늘지 않도록 추가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제로콜라 속 탄산이 트림과 더부룩한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역류성식도염 등의 소화기 문제가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제로콜라는 혈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아 당뇨병 환자들도 섭취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공감미료를 장기간 섭취하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설탕과 같은 당분을 먹으면 몸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데, 인공감미료에는 당분이 없지만 단맛 자체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고 한다. 따라서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제로콜라를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이 상승할 수도 있다.
또한 인공감미료가 장내 유해한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유익한 미생물의 수가 줄어들 수 있는데, 장내 균총의 변화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여전히 인공감미료 섭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제로콜라는 뼈 건강에도 좋지 않다. 제로콜라에는 ‘인’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인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뼈를 구성하는 칼슘의 흡수율을 저하시키고 배설을 촉진하여 골밀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골다공증 위험이 있거나, 인 조절이 잘 안 되는 신부전 환자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공감미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가끔 단 음료수를 마시고 싶을 때 제로콜라를 대신 마시는 것이 좋고, 체중감량과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식습관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