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당뇨발 절단, 무조건 피해라? 우울증 막으려면…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3/08 08:00
치료법 따라 비교해보니
당뇨발 치료 시 절단 치료가 우울증 발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발 치료에서 절단은 치료의 최종 단계 혹은 실패로 여겨졌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적절한 시기에 절단하는 게 오히려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당뇨발 치료 옵션은
당뇨발이란 당뇨가 있는 환자에게 생기는 발의 여러 문제를 말한다. 혈류가 차단되는 혈관병증이나 신경이 손상되는 신경병증으로 인해 발에 궤양·감염증이 생기거나 발이 괴사되는 병이다. 최종적으로는 발을 절단해야 하는 당뇨합병증이다.
당뇨발 치료법은 꾸준히 발전해왔다. 발에 생긴 상처가 문제가 될 경우엔 줄기세포치료나 성장인자치료 등을 먼저 적용하기도 한다. 줄기세포는 국내에서는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상피조직 배양을 통해 상피세포를 조직에 이식해 상처 재생을 촉진하는 치료는 시행되고 있다.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성장인자를 궤양에 뿌리는 치료도 있다. 고압산소치료실도 많이 설치하는 추세다. 가느다란 당뇨 환자의 발 혈관에 삽입할 수 있는 스텐트 등이 개발돼 혈관중재술도 가능하다. 이런 여러 치료를 복합적으로 시행해 발의 괴사나 궤양 등을 최소화한다. 그러면 발의 아주 일부분만 절단하는 ‘소절단’이 가능해지고, 치료가 잘 되면 소절단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되기도 한다.
◇절단 치료가 우울증 막기도
하지만 절단이 꼭 필요한 때도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족부&당뇨발센터 원성훈 교수팀이 최근 당뇨발과 우울증의 관계를 조사해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메디케어 청구 데이터 중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당뇨발 및 우울증 장애 코드를 사지 보존군과 절단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우울증 발병률은 환자의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기반으로 분석하였고, 동반질환은 Charlson 동반질환지수(CCI)를 사용해 평가했다. 우울증의 1년, 3년, 5년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사지 보존군에서는 각각 10.1%, 20.4%, 29.5%였고, 절단군에서는 각각 4.5%, 8.2%, 11.5% 였다. 다른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증 발병률이 높았고, 동반질환지수가 높을수록, 사지보존군에서 보존치료의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성훈 교수는 "당뇨발 환자의 우울증은 절단이라는 하나의 강렬한 사건이 아니라, 당뇨발 상처의 빈번한 재발과 만성화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앞으로의 치료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환자의 심리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만성적이고 불확실한 긴 치료 기간이 환자의 기분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발 관찰해야
당뇨발을 예방하려면 매일 발을 관찰하는 게 기본이다. 당뇨 환자들은 감각신경이 떨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발 속에 돌멩이가 들어간 것을 모르기도 한다. 이를 방치했다가 발에 상처가 생기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일 발 상태를 확인하고, 굳은살이 생겼거나 상처가 있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주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혈관확장제 등 적절한 약을 복용하면서 발에 궤양이 생기지 않게 막을 수 있다.
발이 시리거나,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졌거나, 피부색이 변했을 때에도 주치의와 꼭 상의해야 한다. 이미 당뇨발이 왔다면 다른 부위의 합병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당뇨발은 당뇨합병증 중 거의 마지막 단계에 생기는 합병증으로, 신장,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이미 합병증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뇨발 괴사가 있으면 심장혈관이 막혀 있을 확률이 80%라는 통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