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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복통 ‘염증성 장질환’, 방치하면 장 절제까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전문의에게 묻다-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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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끓는듯한 복통,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갑자기 찾아오는 배변감 그러나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어 느껴지는 당혹감까지. 한 번 쯤 겪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 고통을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매일 매시간 겪는다. 중증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이 질환은 평생 관리해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게다가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 위험이 높아, 치료 기간이 길다. 환자 수 증가세도 엄청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보건통계에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4년간 환자 수가 약 33%나 늘었다. 다행히 최근 획기적인 치료제가 많이 개발됐다. 염증성 장질환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가 특히 힘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염증성 장질환 치료법에 대해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에게 물어봤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말 그대로 장에 생기는 염증 질환을 일컫는다. 급성 아닌 만성질환으로, 한 번 발병하면 지속해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으로는 크게 크론병과 궤장성 대장염이 있다. 두 질환은 유사한 특징이 많지만, 발병 위치가 다르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궤양성 대장염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대장에 국한해 염증이 발생한다. 보통 대장 끝인 직장에서부터 위쪽으로 연속적인 염증이 나타난다. 염증성 장질환은 특히 서구에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에는 국내 유병률 증가 속도도 매우 가파르다.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생활습관 그리고 환경적인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염증성 장질환은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관련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는데, 30% 이내에서 유전적 소인이 영향을 미치고 나머지는 환경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장에 생기는 질환이다 보니 역시 식습관이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는 연구는 유해 인자로 작용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밝힌 것인데, 유해인자로 인공감미료, 포화지방, 탄산음료 등이 꼽힌다. 고가공식품에 있는 유화제, 초콜릿 등에 들어간 식품 첨가제 등이 이 병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공이 많이 된 식품일수록 유해 인자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에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전문학회나 기관에서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그런 성분이 포함된 음식물을 제외한 식단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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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가 자료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증상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 장질환이다 보니 아무래도 남한테 얘기하기 부끄러운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설사, 혈변, 복통 등이다. 살면서 한 번쯤은 설사와 복통을 경험한 적이 있지 않은가. 계속 화장실을 달려가는 등 불편함이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다. 환자들은 증상이 심한 질환 활동기에는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 불안증 등 기분장애를 함께 앓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 많은데, 염증성 장질환은 어떤가?

염증성 장질환은 설사, 복통 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주로 처음 병이 생기는 연령대가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로 젊다. 그러다 보니 괜찮을 거라고 가볍게 생각하거나 과민성장증후군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첫증상이 나오고 최종 진단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꽤 오래 소요된다. 최근 연구에서는 6개월에서 2년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더라도 설사를 한 달 이상 지속하거나, 변을 보는데 피가 섞여 보이거나, 원인모르는 복통이 지속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성장이 더디고 자주 배가 아픈 소아 환자도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하고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가?

원인 모를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와, 장을 절제하고 나서야 크론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환자를 많이 본다. 크론병이 진행되면 장 내 염증으로 장이 좁아지고, 협착된다. 장이 좁아지면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해 협착 윗부분에 압력이 증가하게 된다. 장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압력이 강해지면 결국 장이 뚫려(천공) 음식물이 장 밖으로 배출되는 합병증이 나타난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항문, 직장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바로 혈변, 점액변 등 증상이 나타나서 크론병보다는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혹여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두면 장 자체가 딱딱해진다. 장의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 유병 기간이 길어지면 대장암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 방법은?

진단되면 먼저 약물치료를 단계별로 수행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항염증제를 사용하다가, 증상이 항염증제로도 조절이 안 되면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같은 강력한 면역억제 항염증 효과가 있는 약물을 단기간 사용한다. 다음 단계로 면역 억제 효과가 있는 약물로 치료한 상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면역 조절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이런 치료 과정으로도 호전이 안 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수준 치료 약제도 많이 나왔다. 염증을 유발하는 경로의 특정한 신호 전달 체계를 직접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제제가 대표적이다. 이런 선택적인 치료제가 중등도 환자에게 있어서는 빛과 같은 치료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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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생물학제제 치료 대상 선정 방법은?

기본 치료가 잘 듣지 않는 환자에 한해 생물학적제제를 차선 치료제로 고려하게 된다. 생물학제제 중 어떤 약물을 사용할지는 환자의 기본적인 특성, 나이, 유병 기간, 환자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질병, 환자의 염증 분포도, 중증도, 염증의 정도, 향후 얼마나 심해질지 등을 모두 고려해 정해진다.

-생물학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은가?

현재 염증성 장질환 환자 45~50%는 생물학제제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본치료 전에 조기에 도입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이 중증 난치질환이다 보니 1, 2차 기본치료를 받다가 사회와 단절을 겪어 자포자기하거나, 치료 거부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물학적 제제 치료로 염증이 컨트롤 되면서 정상적인 삶을 찾은 환자의 케이스는 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조기에 투여한 크론병 환자를 추적 분석한 결과, 생물학적 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했을 때 60%가 수술을 피할 수 있었고, 50%는 질병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 생물학적 제제 처방이 꼭 필요한 사람들을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한데, 진단 당시 위험요인을 얼마나 가졌는지, 나이, 질병 침범 범위, 흡연 여부, 염증의 중증도 등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과 관련된 질환이다. 혹시 코로나19와는 상관관계가 없는가?

염증성 장질환은 중증 난치질환이고, 면역을 억제 하는 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해 코로나19에 걸리기 쉬울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질환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코로나 감염위험이 높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한데, 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서 백신을 2차까지 맞으면 자가면역질환자는 일반인보다 평균적으로 항체 생성률이 80~90%로 크게 차이가 없다고 발표됐다. 특정 약제가 항체생성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스테로이드는 항체 생성률(85%)을 낮춘다. 생물학제제 치료는 적어도 90%의 항체 생성률을 보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제제 중 면역 억제 효과가 강력한 약물인 항TNF제제를 사용했을 때 항체 생성률이 약 90%로 감소하며, 전신면역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알려진 생물학제제인 '베돌리주맙'으로 치료받을 땐 항체 생성률 100%까지 보고되고 있다. 항체 생성률이 그래도 일반인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3번의 접종은 받을 것을 권고한다.

-반대로 코로나19 백신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가?

그렇지는 않다. 크게 상관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생물학제제를 투여하고 있던 사람은 신경 쓰지 않고 코로나19 백신과 생물학제제 주사제를 언제든 맞아도 된다. 다만, 처음 생물학제제 주사제를 접종하는 사람이라면, 혹시 모를 약제 부작용이 어떤 것 때문에 생긴 것인지 알기 위해 백신 접종과 치료제 접종 날짜를 달리해 맞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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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염증성 장질환을 예방 방법은?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유해인자로 평가되는 음식을 제외한 식사를 크론병 환자에게 제공했더니,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좋은 음식은 포화지방, 인공감미료, 탄산음료, 냉동음식, 가공육 등이 있다. 좋은 음식으로는 섬유질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 채소 등이 있다. 섬유질을 많이 먹으면 장내 점막을 보호하는 물질을 만드는 미생물의 생장을 돕는다. 오메가-3 지방산도 도움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당부하고 싶은 건 좋다고 알려진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등푸른생선을 너무 과하게 먹으면 생선 속 유해물질도 함께 과하게 흡수하게 된다. 또 섬유질도 크론병 환자가 급하게 먹으면 좁아진 장에 걸려 복통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문의와 상의해서 식단을 정해야 한다. 질병 초기와 심할 때, 안정됐을 때 모두 적당한 식단이 다르다.

-대부분 질환 예방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운동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어떤가?

물론 운동은 전신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권장할만하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 증상이 심해지는 활동기에는 적극적인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안정되는 관해기에는 일반인과 동일하게 운동을 권고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에게 남기는 한마디?

염증성 장질환을 흔히 중증 난치질환이라고 얘기해 진단을 받으면 겁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좋은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있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질병을 극복할 수 있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이 병은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해야 하는 학생, 젊은 직장인 등 젊은 층에게 많이 발병하는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꿈과 희망을 모두 이룰 수 있다. 좌절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질병을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용기 냈으면 한다. 또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환자 주변의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사회가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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