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2030에서 늘어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로 꾸준히 관리해야"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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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정은 교수/단국대병원 제공
“우리나라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10년 사이 2배 정도가 늘었다. 늘어난 환자 중에서도 20대와 3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특히나 20대 젊은 환자 수가 가장 많다.”

단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정은 교수의 말이다. 신정은 교수는 2030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염증성 장질환의 조기 진단과 적절한 시기의 치료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최소 3~4주 이상 동안 설사, 복통 혹은 혈변이 반복되면 의심해야 한다. 특히 야간 설사, 체중감소가 동반되고 과거에도 유사한 증상이 반복되었거나 특정 요인 없이도 점차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염증성 장질환일 수 있다.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에 염증… 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은 음식이 이동하는 통로인 입에서부터 항문까지의 소화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 질환인데, 두 질환은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가 다르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이 발생하지만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음식이 이동하는 기관이라면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주로 대장과 소장에 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환자들은 소화관에 생긴 염증 탓에 주로 설사와 혈변, 항문 통증, 그리고 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 또, 기력 감소, 체중 감소, 피로와 식욕 감소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정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제때 치료하지 않거나, 염증이 조절되지 않을 정도로 중증인 경우에는 장 천공, 협착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대장암 등, 다양한 합병증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빠른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통해 꾸준하게 염증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완치 없는 만성질환, 장기적인 치료 필수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는 만성질환이다. 동일한 증상인 설사와 복통을 동반하는 급성 장염의 경우, 특정한 균이나 독소가 침입해 발생하는 병이기 때문에 염증을 일으킨 원인을 해결하면 완치로 이어진다. 반면,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은 아직까지 특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다.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장내세균 또는 서구화된 식습관 등 외부 환경적 요인들에 영향을 받고 몸 안에서 이에 반응하는 면역학적인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처럼 완치가 아니라 일정 치료 목표를 선정하여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혀 증상이 사라지는 ‘관해’ 상태에 도달하는 관해유도과정, 그리고 그 후 관해 상태가 잘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과정까지 크게 2가지 단계로 진행된다.

신정은 교수는 “최근 염증성 장질환 치료는 궁극적으로 장 점막이 치유된 ‘내시경적 관해’ 상태를 오래 유지함으로써 재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 설명에 따르면, 장내 염증까지 치유된 ‘내시경적 관해’를 이룬 환자들은 단순히 증상만 호전된 ‘임상적 관해’ 상태의 환자들보다 재발 위험이 훨씬 낮다. 환자들의 예후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임상적 관해를 넘어 내시경적 관해까지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약물 치료에서 생물학제제나 소분자제제 등은 장 점막의 염증 치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전성과 치료 효과, 그리고 환자 상태 고려한 약제 선택을
염증성 장질환의 약물 치료는 항염증제인 5-ASA를 먼저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항염증제로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염증 조절 효과가 탁월한 반면,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1~2개월 이내의 짧은 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이후에는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면역억제제 사용이 필요한데 그럼에도 증상이 재발했을 경우에는 생물학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신 교수는 해외와 국내의 약물 치료 가이드라인 중 생물학제제의 ‘사용 조건’에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앞선 치료 옵션들을 다 사용한 후에 생물학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국내 건강보험 급여 기준 때문”이라며 “다만,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중증 궤양성 대장염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써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조기에 생물학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의 정도가 중등도에서 중증으로 심한 경우에 조기 사용하면 빠르게 장 염증을 가라앉히고 더 나아가 점막 치유 상태까지 달성해 환자의 좋은 예후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신교수는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기 치료를 해야 하다 보니 치료제의 안전성도 중요하다. 신정은 교수는 “생물학제제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준수한 편”이라며 “특히 2030대 환자가 많다 보니 내원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투여 알림을 설정해 스스로 주사하는 피하주사제에 대한 선호도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가 곧 의료진과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한정된 ‘무기’이기에 각 치료제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치료 효과, 그리고 환자의 상태나 기저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비해 치료제가 다양해진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직 제한적이고, 사용하다가 치료효과가 없다고 판단하여 중단한 약제는 다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 과정을 잘 평가하여 적절한 약제를 선택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서는 환자들이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다. 이전에는 전문의가 치료 방향을 결정해 이끌어갔다면, 최근에는 환자와 함께 의논해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까지도 고려해 환자가 원하는 치료제를 적절하게 선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는 “약제 선택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잘 치료받기 위해서는 환자가 거주 지역 내에 있는 전문의를 만나는 것이 유리하다”며 “단국대병원에는 염증성 장질환 전문 간호사들이 함께 있어 환자에게 응급 상황이 생겼거나 궁금한 것이 있는데 주치의가 바로 응대할 수 없을 때 전문 간호사들이 ‘핫라인’이 되어 일차적으로 환자들을 응대한 후 전문의가 추가로 필요한 내용을 전달해주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교수는 22년 동안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을 보고 있다. 그는 “고등학생 환자로 만나 성인이 된 후 취직을 하고, 또 결혼 후 가정을 이뤄 자녀가 태어났다며 진료를 보러 와 안부 인사를 나누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무척 기쁘고 뿌듯하다”며 “환자와 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또 환자가 치료 과정을 믿어주고 스스로 잘 관리한 덕분에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환자 본인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전문의를 만나 의료진과 소통하면서 지치지 않고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면 얼마든지 잘 관리가 가능한 병이라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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