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역패스보다 거리두기 효과 기대해야
향후 경구용 치료제 도입… 중증화율 감소 따져보고 결정해야
당사자인 학생, 보호자, 학원 등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청소년 방역패스 2월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교육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을 한 달 연기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청소년 방역패스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청소년 혼란 가중하는 청소년 방역패스
정부는 이달 3일 내년 2월 1일부터 학원, 독서실, 도서관 등 청소년 이용이 많은 시설을 대거 방역패스 적용 시설로 포함하고, 만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시험 일정 등을 고려해 접종 계획을 세워야 하는 학생들은 당장 백신을 접종해도 2월부터 방역패스 적용이 어렵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연내 청소년 방역패스 세부 지침을 발표하겠다던 정부는 2021년을 하루 남기고도 지침을 발표하지 못했다.
김헌주 질병관리청 차장은 30일 관계부처 합동 업무계획 브리핑을 통해 "청소년 방역패스는 시행시기, 계도기간 등과 관련해 교육부를 중심으로 현재 관계부처와 학원, 학부모단체 등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확정되면 중대본을 통해서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청소년 방역패스 추진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청소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청소년이 감염되면 가족 등 고령층 전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기남 반장은 "청소년 미 접종자의 합병증·위중증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청소년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말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학사일정 등을 고려한 적용시기와 현장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유예기간 등에 대해서 여러 이견이 있어 계속 조율 중이나, 최대한 조속히 합의하고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경구용 치료제·백신 종류 다양화… "방역패스 재검토 필요"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소아 청소년 전문가들은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에 회의적이다.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자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시행시기, 대상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선희 교수(대한백신학회 학술이사)는 "백신 접종의 목적은 코로나 확진자를 만들지 않는 게 아니라 중증화 위험을 낮추는 것인데 소아청소년은 중증도가 낮아 백신 접종의 목적에 부합하는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개인적으로 백신의 이득을 고려할 때 소아 청소년에게도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그러나 절대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도가 낮은 소아 청소년의 접종은 자율선택권을 줘야 할 사안이지 청소년 방역패스 등의 방식으로 강제접종을 유도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청소년 방역패스를 발표할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걸 고려한 정책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는 의료체계가 마비돼 최대한 백신 접종자를 확대, 확진자와 중증화율을 낮추는 게 급한 과제였지만, 지금은 강화된 거리두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경구용 치료제가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져 중증환자를 줄일 수단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구용 치료제는 임상현장에서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중증화율을 기대하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면, 청소년 방역패스까지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5~11세 등 소아 청소년 전용 백신과 노바백스 등 다른 백신 허가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보다 소아 청소년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확인한 다음 청소년 방역패스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